매년 되풀이되는 스승의 날이지만 주인공인 교사들에게는 이날이 결코 편하기만 한 날은 아니다. 언제부터인지 스승의 날이면 촌지문화를 들먹이는 바람에 이날 하루를 휴무일로 잡는 경우까지 생겨났다. 대전에서도 초등학교 2곳이 이날 휴업한다. 심지어 '스승의 날 선물과 꽃을 사양한다'라는 내용의 가정통신문을 보낸 학교도 있다. 일부에서는 '스승의 날을 방학기간으로 옮기자'는 주장까지 나올 정도다.
전교조 서울지부가 스승의 날을 맞아 150명의 서울지역 교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쓸데없는 잡무가 많고 생활지도와 수업이 힘들다고 답변한 교사는 7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사 생활이 행복하다고 답변한 사람은 4명 밖에 없는 것으로 나타나 고달픈 교육현장을 짐작하게 하고 있다.
사실 과거와 달라진 교육현장의 모습에서 교사들은 힘겨울 것이다. 교사의 수업하는 모습을 핸드폰으로 촬영해 인터넷에 띄우는 것은 일상화됐다. 심지어 한 초등학교에서 물을 떠오라는 교사의 말에 화장실 변기물을 떠다주는 충격적인 일까지 빚어지지 않았던가. 훈계하는 교사를 폭행하는 일까지 발생하니 교사들이 실망하고 지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교사라는 직업은 남다른 직업이다. 미래 주인공들의 인격형성과 잠재력, 창의력 등 다양한 사고력을 사랑과 훈육을 통해 키워나가는 막중한 역할을 맡고 있는 주체가 교사다. 때문에 열악하고 힘겨운 교육환경 속에서도 제자들의 성장을 눈으로 확인하며 보람을 느끼는 직업 또한 교사인 것이다. 보다 투철한 직업의식이 필요한 이유다.
그나마 스승의 날이 있기에 '스승의 은혜가 얼마나 막중한가'를 되돌아보게 한다. 평소 멀뚱멀뚱 쳐다만 보던 스승과 제자의 간격을 특정 행사를 통해 가까이서 한번 들여다 볼 수도 있지 않은가. 스승의 날에는 선생님 가슴에 카네이션 달아드리고 귀여움이라도 한번 떨어보라. 제자들 가르치느라 흘리는 땀 닦을 수 있도록 손수건 선물이라도 하나 준비한 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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