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13일 지역 국회의원들을 초청해 마련한 시정 간담회는 지역 최대현안으로 떠오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문제가 초점이 된 가운데, 지역민에게 희망과 우려를 동시에 남겨놓은 자리였다.
최근 추경예산 반영결과를 놓고 정치권은 물론, 지역여론이 분열 양상을 보이는 와중에서 자치단체와 지역 국회의원이 한자리에 모여 지역이 나아갈 방향성에 큰틀에서 초당적인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점은 가장 큰 성과로 평가 받았다. 반면, 앞으로 5조원이 넘는 대규모 국책사업의 추진과정에서 박근혜 정부를 상대로 한 부지매입비 확보가 여의치 않을 경우, 정쟁 대상으로 전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추경예산 확보 막후 협상 초당협력=우선, 지난 추경예산에 과학벨트 예산 300억원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대전시와 새누리당, 민주당 국회의원들의 숨은 노력이 알려지며 관심을 모았다.
이날 새누리당 소속의 염홍철 대전시장과 새누리당 및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이구동성으로 정당을 떠나 의원들의 숨은 노력을 서로 치하했다. 이날 참석자들에 따르면 대전시는 얼마전 부임한 조소연 기획관리실장을 서울에 상주시키며, 과학벨트 예산확보를 위해 나섰으며, 이과정에서 박병석 국회부의장은 지역의 좌장으로서 물밑 작업에 나섰다. 박 부의장은 현오석 총리를 비롯한 관계 부처 고위 공무원들에 대한 설득과 대전시와의 사이에서 시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시키려 노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무작업에서는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소속 민주당 이상민의원이 한푼도 없었던 과학벨트 예산 700억원의 불씨를 상임위에서 살려내는 역할을 했고, 막판 예결위 계수조정 과정에서는 민주당 박범계 의원의 노력이 더해졌다.
물론, 새누리당 소속 박성효 의원과 이장우 의원의 외곽지원 등 지역 의원들의 역할분담과 초당적인 공조가 이번 예산 확보에 큰 역할을 했다고 의원들은 입을 모았다.
▲국책사업 방향성 공감=이처럼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초당적인 막후 예산 확보과정이 드러나면서 앞으로의 지난한 과학벨트 사업 추진과정에서 지역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역의 정치권과 자치단체등이 국책사업인 과학벨트 사업추진과정에서 서로 지혜를 모아 합심하면 어떤 난관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했다.
박병석 부의장은 더 나아가 “과학벨트 문제는 투트랙으로 나아가야 한다. 고위전략회의가 필요하고, 실무추진기구가 동시 출범해야 한다”며 정치권과 자치단체가 합의를 본 민ㆍ관ㆍ정 협의체에 대한 방향성과 방법론을 제시하면서 “이달 말 까지 특별한 진전이 없다면 다음달에 직접 초청해 효율적인 추진기구를 만들겠다”고 과학벨트 성공추진을 위한 역할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부지매입비 분담… 정쟁화 가능성 관건=이처럼 지역 정관계가 방향성에 한목소리를 내는 가운데서도 일부 우려의 시각도 남아있다. 국책사업인 과학벨트 추진과정에서 다른 지역의 반발이나 역풍 가능성을 배제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선거 이슈화 할 경우 자칫 과학벨트 사업이 정쟁대상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범계 의원은 “정황상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은 한번도 (과학벨트 부지매입비) 전액을 국가부담하겠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 공약이니 차질없이 하겠다는 말을 그렇게 (국가부담으로) 판단할 뿐”이라며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포항 방사선 사업과 대칭시켜 경쟁하는 사업으로 가면 안된다. 스스로 자극적이고 전투적인 언사는 피해야 한다. 자칫 정쟁의 소용돌이에 파묻힌다. 내년 예산을 위해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민 의원은 “박 대통령이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과학벨트가 갈등문제로 되고 있으니, 중앙부처는 나서지 말라고 했다고 말해서 실망을 줬다”고 강조한 뒤 “부지매입비와 관련해 시의 입장이 애매모호했다”고 말해, 주변을 잠시 긴장시켰다.
이장우 의원은 “과학벨트는 5조 9000억원의 국책사업인데 3654억원을 대전시가 부담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 논란이다. 우선 300억원이라는 시드머니를 받았다”면서 “대통령도 이 문제에 대해 안하겠다고 한 적 없으니, 정치공세화 하면 안된다”고 밝혔다.
최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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