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회에서 거론되고 있는 최저가낙찰제에 대해 지역의 한 건설업체 대표가 절망적인 심정으로 답했다. 그도 그럴 것이 최저가낙찰제로 인해 그동안 적자를 끌어안아야 했던 출혈경쟁에 회사가 존폐의 기로에 섰기 때문이다.
국회와 정부가 논의중인 최저가낙찰제 개정안 결과에 건설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인 개정된 최저가낙찰제는 입찰경쟁에서 업체의 출혈경쟁과 부실공사를 유도할 수 있다는 판단때문이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기술연구원은 이달 말께 '현행 최저가낙찰제 성과 분석과 개선방안'에 대한 용역 보고서를 마무리짓는다.
또 조달청 역시 이르면 다음주께 최저가낙찰제에 대한 개선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기획재정부는 다음달께 최종안을 내놓고 국회에서 논의할 전망이다.
당초대로라면 내년 1월 1일부터 공사발주의 추정가격이 300억원 이상일 경우 최저가낙찰제로 진행하는 데서 기준이 100억원 이상으로 변경, 시행된다.
지역에서는 60~70개에 달하는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4등급 이상 업체가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이들 업체의 협력업체, 전문건설업체 등에 끼치는 파급력도 클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최저가 낙찰제는 공공기관이 추정가격 300억원 이상 공공공사를 발주 할 때 해당 공사 금액을 가장 낮게 제시한 건설업체가 공사를 맡게 되는 입찰방식이다.
이 같은 점에서 적자가 예상되더라도 공사 수주를 위해 비정상적으로 낮게 책정한 가격을 내놓는 건설업체가 끊이지 않는 등 갈수록 시장상황은 출혈경쟁으로 몰릴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그동안 건설협회 본회 및 각 시도회에서도 정부와 정치권을 상대로 최저가낙찰제 개정안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건설업계에서는 또 최저가낙찰제가 아닌, 최고가치낙찰제를 대안으로 제시한 상황이기도 하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최저가낙찰제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건설업계는 더욱 피폐해질 수밖에 없다”며 “건설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국회가 합리적인 방안을 내놓길 바라는 심정뿐”이라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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