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
지금 세종시가 이러한 상황에 처한 게 아닌가 싶다. 즉 금강의 기적이 필요한 시기로 보여진다.
과거 우리 경제는 노동투입형 경제발전전략으로 경공업 부문의 성공을 일궈냈고, 뒤이어 자본투입형 발전전략으로 중공업 및 전자, 자동차 등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뤘다.
그러나 최근 우리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이러한 성장방식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인식과 함께 창조경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는 양적 노동과 양적 자본 중심의 외연 성장 체제에서, 인적자본과 기술혁신력 등에 기반을 둔 선진국형 내연성장 체제로의 질적 전환을 의미하며, 이를 통해 지속적 발전을 추구하는 패러다임이다.
대부분의 학자들도 이러한 질적 전환 정책에 대해 긍정하는 분위기이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할 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지 않은 듯하다.
과연 세종시와 같은 허허벌판에 새로이 창조경제를 구축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창조도시의 요건을 갖추고 있는 기성도시를 중심으로 창조경제가 형성되는 것인지에 대한 검증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다. 다행히 세종시의 경우는 창조경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인적자본 측면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다.
즉 중앙행정기관의 우수한 공무원과, 한국개발연구원, 국토연구원과 같은 세계적 수준의 연구원들이 입주할 예정이어서, 어느 정도의 기반은 되리라 여겨진다.
그러나 많이 부족하고, 창조경제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턱도 없다고 여겨질 정도다.
그렇다면 어떤 보완책이 필요할까?
여기에 대한 힌트는 선진국의 사례에서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60년대부터 건설된 거대 규모의 도시인 캘리포니아의 어바인 사례와 파리 교외도시인 마른 라 발레 등의 신도시를 참조하면 좋을 것이다.
지금 미국에서 살기 좋은 도시 1, 2위를 다투는 어바인의 경우, 초기 개발은 미진했으나 캘리포니아 주립대를 유치하고, 교육에 집중 투자함으로써 지금의 명성을 얻게됐다.
캘리포니아 주립대의 경우 4㎢(120만평) 부지를 1달러에 제공해 유치했는데, 지금은 대학을 중심으로 관련 산업들도 같이 발전하고 있으며, 교육, 산업, 고용 여건 등이 가장 좋은 도시 중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파리의 5개 신도시 중 마른 라 발레, 세르지 퐁투아즈, 생캉탱 이블린의 경우 대학과 세계적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했다. 이들을 유치하니 고용도 많이 생기고, 도시가 계속해서 활력있게 돌아가는 이점을 누리고 있다.
두 사례 모두 다 유능한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파격적 접근을 했다는 점이 성공요인이다.
이번 정부에서 강조하고 있는 창조경제로의 발전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인적자본의 질적 전환이 핵심이고, 다음으로 이러한 인재들이 활동할 수 있는 기업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능하면서 창의적인 인재들이 자유롭게 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 조성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지금의 개발시스템은 많은 점에서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유능한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필요하고, 이들이 창의적으로 활동하고,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서게 하기 위해서는 우호적인 기업생태계를 구축해야 하는데,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이를 달성하기 힘들어 보인다. 지금까지의 부처별, 기관별 접근 방식은 명확한 한계를 지니고 있으므로,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토록 새로이 세종시 발전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통해 창의적 인재들이 모여들고 이들이 창조경제를 발전시킨다면, 금강의 기적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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