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태 법무법인 저스티스 대표변호사 |
오늘날에도 아직 일부다처제가 인정되는 나라가 있는 것을 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혼인은 사랑으로 시작하여 사랑으로 끝나야 한다는 이상세계도 아닌 것 같다. 그러면 우리나라가 채택하고 있는 혼인제도는 무엇일까? 누구나 다 잘 알고 있지만 원칙적으로 일부일처제(一夫一妻制)이다. 예전에는 축첩(蓄妾)제도가 있긴 하였지만 이러한 축첩이 일부일처제를 부인하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둘째 부인을 둘 수 있다는 정도의 허용이 있었을 뿐이다. 그러다가 1915년에 이르러 둘째 부인은 호적상에 등재할 수 없게 함으로써 제도적으로 금지되었지만 실제로 축첩이 금지된 것은 해방 이후 1953년 새로운 형법이 제정되어 형법상 간통죄가 결혼한 남자와 여자 모두에게 적용되면서부터다. 이런 것을 보면 얼마되지 않은 50~60년 전 우리 사회가 원시사회가 아니었나 하는 착각마저 든다. 또한 우리나라의 혼인제도에 있어서 중요한 변화는 동성동본 불혼제도의 폐지이다. 즉 불과 15년 전까지만 해도 성(姓)과 본(本)이 같은 남녀는 결혼을 할 수 없었던 것인데 1998년 헌법재판소에서 위헌판결이 나면서 위 규정이 폐지되었다. 그 당시 2만쌍에 이르는 혼인한 동성동본의 남녀가 혼인신고도 하지 못한 채 살고 있었다고 하니 잘못된 사회적 제도가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피해를 줄 수 있는 것인지를 보여주는 한 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혼인이란 가정이라는 독립된 사회기본단위에서의 생활의 시작이며 결혼한 남녀는 그때부터 가정이라는 사회 속에서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되도록 같은 장소에서 함께 동거하면서 서로 부양하고 협조하여야 한다. (민법 제826조 제1항) 또한 가사 일을 함에 있어서 서로 도와야 하고 만약 이로 인하여 발생하는 경제적 부담은 함께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다. (민법 제832, 833조) 물론 재산에 관한 한 부부별산제라고 하여 부부공유가 아닌 독자적으로 재산권을 가질 수 있도록 되어 있긴 하지만(민법 제829조) 사실상 부부는 경제적인 면에서도 사회의 기본단위가 되는 공동체이기도 한 것이다.(계속)
법무법인 저스티스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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