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림 대전충남 재향군인회장 |
쉽게 설명하면 이렇다. 한미상호방위조약(1954년 발효)에는 전쟁이 발발하면 한국과 미국은 자국의 헌법에 따라 행동하게 돼 있다. 국회의 승인에 따라 파병하는 것이 정상적인 절차다. 과거 이라크전과 아프간전에서 미국이 한국에 전투부대 파병을 요청했다. 우리 정부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우리는 비전투부대(수송, 건설, 의료 등)만 보냈다. 그것도 안전지역 물색, 국민여론 수렴, 국회 동의절차 등으로 주(主) 전투가 종료된 이후 파병했다. 이것이 한미연합사 해체 이후 적용되는 한미 공동방위(한국 주도-미국 지원)의 개념이다.
우리 정부가 분단된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것이다. 강대국인 미국, 영국, 독일도 단독방위를 추구하지 못하고 1949년부터 나토(연합사)에 전작권을 위탁해 연합방위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미연합사 해체(전작권 전환) 작업진도가 올해 4월 기준 70%에 달한다고 한다. 우리 국민이 그토록 갈망하던 완전한 자주방위를 구가(謳歌)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대한민국 국민의 무한한 자긍심이다. 그러나 이에 따른 책임이 있다. 북한은 지난 4월 정전협정 무효화와 전시상황 돌입을 선언해놓고 있다. 일본과 중국은 독도와 이어도에 대한 영유권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 군사력의 현주소는 천안함, 연평도 피격사건을 통해 알려진 그대로다. 철저히 기습을 당했고 제대로 된 대응도 없었다. 대북 군사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해양영토를 지킬 우리 해군력은 일본의 3분의1, 중국의 5분의1 수준이다. 이것도 후한 점수다. 이러한데도 불구하고 아직 한반도에 전쟁이 나지 않는 것은 한미연합사의 평시, 전시 임무 때문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미국은 한반도 안보상황 악화를 들어 한미연합사 해체(전작권 전환)계획의 재검토를 수차 제안하고 있다. 한미연합사가 해체되면 미국은 군사적으로 도와줄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은 주한미군의 전면철수까지 걱정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정부 간의 약속이므로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그래서 우리가 독자적으로 2년 내에 전쟁억제력을 갖추어야 한다. 다른 대안이 없다.
우선 북한의 무력도발을 억제하고자 재래식 군사력을 최소한 북한 수준까지 증강해야 한다.(병력은 63.9만→119만명, 전차 2400대→4200대, 야포 5300문→8600문, 다련장·방사포 200문→4800문, 지대지유도무기(발사대) 30기→100기, 해군 함정 170척→810척, 공군 전투임무기 460대→820대, 예비역 320만→770만 명)
병(兵)복무기간은 21개월에서 40개월로 돼야 하고 예비군 복무기간도 연장돼야 한다. 병력자원이 부족하면 여성도 군에 가야 할 것이다. 여기에 추가해 해군은 일본·중국 해군력 수준으로 증강돼야 한다. 단기간에 막대한 국방비가 소요된다. 특단의 방위세 신설도 검토해야 한다. 당분간 국가생존을 위해 경제발전은 접어둬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안보는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한미연합사 해체(전작권 전환)에 따른 모든 책임은 우리 국민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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