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정현석<사진> 교수 연구팀이 초기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마사히데 사사키 박사가 이끄는 일본국립정보통신기술 연구소(NICT)와 함께 국제공동연구에 성공한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포토닉스(Nature Photonics) 12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양자상태의 빛은 '0'과 '1' 두 가지 상태만을 이용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여러 양자상태의 중첩을 이용해 고용량의 정보를 담을 수 있다. 때문에 수십억 년이 걸려도 풀 수 없는 문제를 20분 만에 풀 수 있는 양자컴퓨터나 해킹할 수 없는 안전한 통신에 응용될 수 있다.
양자상태의 공간이동은 100㎞ 이상까지 보고된 바 있지만, 전송 후 원래의 양자상태가 손상돼 신뢰도가 낮았고, 전송 중에 주변 물질과의 상호작용으로 양자특성이 파괴되거나 신호의 강도가 약해지는 것이 문제였다.
특히 양자 빛의 세기가 강할수록 손실이 더 크기 때문에 신호가 강한 양자상태는 전송이 불가능해 실용화의 한계로 지적됐다.
연구팀은 양자상태 빛의 손실을 막는데서 나아가 이를 증폭시키면서 이동시키는 방법을 고안해 실험적으로 구현했다. 양자 공간이동은 서로 떨어진 공간에 있지만 서로 얽혀 있는 두 양자상태를 이용해 한쪽의 양자상태를 파괴하는 한편 공간적으로 떨어진 다른 쪽에 양자상태를 재구성하는 방식을 이용한다.
정 교수는 “별개의 방법으로 여겨졌던 양자 신호증폭과 양자 공간이동이 동시에 가능하게 됨에 따라 안정적인 장거리 양자 통신과 빛을 이용 한 양자컴퓨터 구현이 앞당겨질 것”이라고 밝혔다.
TIP 양자(量子ㆍquantum) 상태=사람이 경험하는 거시세계에서는 불가능한 일, 예컨대, 하나의 입자가 거리상 떨어진 두 장소에 동시에 존재하는 등 고전물리학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물리계의 상태를 말한다. 주로 미시세계의 아주 작은 전자나 광자들이 이러한 상태로 존재할 수 있다.
권은남 기자 sil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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