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성추행 의혹, “진실규명 먼저” vs “참모진 사퇴”

새누리 “귀국종용 등 사실관계 확인후 대응” 민주 “당사자 경질 같은 땜질식 처방 안된다”

▲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이 12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 사과의 뜻을 표명하며 고개 숙여 절하고 있다.
[연합뉴스/중도일보 제휴사]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 새누리당은 진실 규명이 먼저라는 입장인 반면 민주통합당은 청와대 참모진의 총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새누리당은 지난 11일 윤창중 청와대 전 대변인의 긴급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새누리당은 윤창중 전 대변인과 청와대 측의 주장이 크게 엇갈리고 있고, 윤 전 대변인이 극구 부인하고 있는 성추행 의혹이 사실인지, 또 청와대가 윤 전 대변인의 귀국을 종용했는지 등에 대한 사실관계부터 명확히 한 다음에 구체적인 대응 방향을 정한다는 게 공식입장이다.

또 윤창중 전 대변인과 관련한 모든 의혹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강조했지만 당내에서는 윤 전 대변인이 기자회견을 자청해 사건의 배경과 내용을 세세하게 밝힌 데 대해 강도높은 비판의 목소리도 흘러나고 있다. 이는 오히려 의혹 해소보다는 더 많은 의구심을 낳았다는 것이다.

민현주 대변인은 12일 “변명과 책임회피가 '구구절절하다'고 평하며 윤 전 대변인에 모든 법적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것”을 촉구했다.

당내에서는 이번 사태가 여권 내부의 '진실공방'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윤 전 대변인의 경질과는 별개로 청와대 내 지휘감독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문책론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박 대통령의 방미 성과가 퇴색했고, 여이은 기자회견으로 환란만 부추겼다는 비난이 흘러나오고 있어 여권의 부담을 덜기 위해서는 진실규명과는 별개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당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청와대에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당청관계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원내대표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집권 초반의 각종 어려움을 딛고 이제 겨우 국정 운영에 탄력을 받나 싶었는데, 초대형 악재로 여권이 또 다시 수세에 몰릴 수 있다는 우려하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청와대에서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문책론도 제기하고 있다.

민주당은 대통령 사과에 이어 청와대 비서실장과 수석단의 총 사퇴를 요구했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파문은 당사자 경질 같은 땜질식 처방으로 넘어갈 일이 아니다”면서 “비서실장을 포함한 모든 수석들이 지휘 책임을 지고 사퇴하고, 이 자리에 박근혜 대통령을 위해 헌신해 온 능력 있고 도덕적이며 충성심있는 인사들, 특히 조금 억울해도 대통령을 위해 무한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들을 기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비서실장과 수석단이 총 사퇴하면 청와대가 새로운 진용을 꾸릴 때까지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줄곧 갈등 관계를 보여 온 공동대변인제를 폐지하고, 홍보수석과 대변인의 관계를 다시 정립하는 등 청와대의 전면적인 조직 개편도 촉구했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진실 규명을 위한 청문회를 여는 데 새누리당의 협조를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이번 사건을 개인의 도덕성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되고, 직접 책임 있는 사과와 후속 조치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김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