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의사가 근로기준법 소송을 낸 것도 이례적이지만, 상대가 자신이 일했던 병원의 이사장이기 때문이다. 특히, 전국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수련의 대부분 근무여건이 별반 다르지 않아 이번 소송의 여파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전지법 형사10단독(판사 전아람)은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병원 이사장 B(84)씨에 대해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B씨는 상시근로자 1850명을 사용해 A대학병원 등을 운영하는 사용자로, 2010년 2월22일부터 2010년 12월20일까지 이 병원에서 근무한 수련의 최 모씨에게 모두 6회에 걸쳐 일주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주지 않은 혐의다.
재판부는 “유급 주휴일 제도는 근로자의 피로를 회복시켜 노동 재생산을 꾀하고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해 정신적·육체적 휴식을 취하도록 하는 것으로, 원칙적으로 반드시 1주일에 1일 이상 유급휴일이 주어져야 하고, 월이나 연 단위로 통산해 주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B씨 측이 주장하는 수련병원과 수련의의 특수성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우선, 수련의도 근무시간 동안 환자의 생명·신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진료 및 치료행위를 하게 되므로, 적절한 휴식을 통해 정신적·육체적으로 건강한 상태에서 근무할 필요성이 다른 근로자에 비해 오히려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또 적법한 시간외근무, 당직근무, 주휴일 변경 제도 등을 통해서도 업무계속성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고, 수련의라고 주휴일을 부여하지 않고 근로해야 하는 수련 목적상의 이유가 있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해보면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밝혔다.
윤희진 기자 heejin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