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격 실추는 인사시스템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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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국격 실추는 인사시스템 부작용

  • 승인 2013-05-12 15:57
  • 신문게재 2013-05-13 21면
정말로 해괴한 일이 벌어졌다. 대통령을 수행하고 외국에 나간 청와대 대변인이 한밤중에 호텔에서 여성의 엉덩이를 만진 혐의로 성추행 사건에 연루됐으니 말이다. 그것도 한미정상회담이 개최된 당일 성추행 행각을 야기했으니 망신도 이런 망신이 있을까 모르겠다.

게다가 윤창중 성추행 사건은 미주 여성 커뮤니티인 'Missy USA'에 게재되면서 미국 동포사회에 논란이 되고 있다 하니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로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에 부풀어 있던 동포사회에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됐다.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이번 성추행 사건을 둘러싸고 일각에서는 '윤창중, 저 사람 역시 그 정도 밖에 안 되는 사람이지' 하는 비난의 목소리가 무성하다. 게다가 청와대와 윤창중 전 대변인과의 진실공방까지 야기되고 있으니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 사이에는 '나라를 떠맡은 사람들 수준이 저 정도 밖에 되지 않느냐'는 탄식의 소리마저 흘러나오고 있다.

이번 성추행 사건은 아직 그 진실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아직 성급하게 판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대통령 수행원의 신분에 맞지 않는 행동으로 국민을 실망시킴은 물론 국가의 품위를 손상시켰다는 점에서 먼저 보다 철저한 진상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책임을 물어야 할 사람에 대한 문책성 인사를 통해 두 번 다시 공직자 기강이 해이해지는 사태가 발생해서는 안 될 것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밝히는 대국민 사과 또한 빠뜨릴 수 없다. 대통령의 미국 방문 시 수행한 대변인이 야기한 사건이지 윤창중 개인이 여행 중 발생한 성추행이 결코 아니다. 때문에 공무수행 시 최고 책임자였던 박 대통령 스스로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

이번 성추행 사건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접대 의혹에 이어 또 한번 박근혜 정부의 허술한 인사시스템에 방점을 찍는 사건이다. '불통인사', '오기인사'가 낳은 부작용의 한 행태가 곧 '윤창중의 성추행 추태'인 것이다. 박 대통령 스스로도 편향적 인사스타일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제대로 된 사람에게 국무를 맡길 수 있으며 이번 성추행과 같은 국민과 나라에 먹칠하는 어처구니없는 국제적 망신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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