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순오 연세포유 원장·자모원 실행위원장 |
우리나라의 높은 교육열은 80%가 넘는 대학 진학률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결국 질적으로 저하된 대학을 양산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곳에서 배출된 졸업자들은 갈 곳 없이 방치된 상태로 청년 실업률 통계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과거엔 대학을 나와야 출세할 수 있고 돈벌 수 있다고 생각한 부모들이 다수였으며 그들은 자녀 교육에 전 재산을 투자해 자식들을 대학에 보냈다. 그들의 자식이 베이비부머인 것이다. 그래도 그들은 성공해 우리나라의 경제를 견인했으나 이제는 이들의 자식이 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사회는 성숙한 사회의 초입에 들어서고 있다. 이제는 대학을 졸업하지 않아도 크게 불이익을 받거나 임금에 있어 차별을 두지 않는 분위기가 성숙되고 있다. 오히려 학력을 묻지 않고 개인의 능력과 창의력에 중점을 두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대학 입시 정책은 경제 원칙의 근간인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간과하고 있고 80%에 이르는 대학 진학률에서 보이듯이 실력이 부족한 고학력 대졸자들의 양산에 대해 문교당국은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실력있는 대졸자들은 기업체에서 수 만 명씩 채용하기에 이들은 실업과는 거리가 멀지만 학위 취득만을 목적으로 대학에 진학했던 일부 대졸자들에게는 취직이이란 어려운 관문일 수밖에 없다. 이들은 갈 곳을 몰라 방황하며 모자라는 생각으로 청춘의 중요한 시기를 상당수가 낭비하고 있다.
영국의 대처 총리가 1979년 총리에 취임했을 당시 영국의 대학 진학률은 20%수준이었다. 당시 대처 총리는 이를 통탄하며 정책적으로 대학 진학률을 40%수준으로 끌어 올렸으며 이는 하나의 치적으로 평가 받는다. 당시 영국 하류층의 젊은이들은 기본적인 계산도 못하고 역사의식, 사회의식 등의 교양도 부족한 채 먹고 사는데만 매달리는 계급이었다. 그들은 국가에서 제공한 교육의 기회를 활용하여 신분 상승에 대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
현재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이들에 비해 향학열은 높지만 유감스럽게도 대학의 난립으로 질적 저하를 가져왔고 이들은 육체노동과 기술직을 기피하는 현상을 초래했다.
독일은 매년 80만 명의 직업훈련생이 배출되고 그중 80%가 중소기업에 취직해 대졸자보다 나은 대우를 받고 있다. 실업률은 5%, 청년 실업률은 7.7%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청년 실업률이 7.7%로 비슷한 수준이라고 하지만 통계작성방법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단순 비교가 가능한 수치는 아니다. 취업준비생, 휴학 중인 청년, 군복무중, 구직포기 청년 등을 포함하면 우리나라의 청년 실업률은 20%를 웃돌고 있다.
진로선택은 중학교에서 결정되는 사안이며 국가나 부모들은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사안이다. 실업계고교에서 운영하는 대학 진학반은 설립취지에도 어긋나고 예산의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
문교당국과 고용노동부에서는 청년 실업 문제에 있어서 단순 수치로 선진국과 비교를 하기 보다는 현재 국내 흐름과 미래 가치를 고려해 정책적인 방향 설정에 노력해야 한다. 이를 통해 향후 직업교육과 대학교육이 병행되도록 다양한 방면에서 시스템의 개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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