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위축 현상은 지난달 발표된 '2013년 3월 및 1/4분기 산업활동동향' 자료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 3월의 건설기성은 전월대비 3.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건설수주의 경우 신규주택, 관공서, 토지조성 등에서 부진해 전년 동월 대비 24.1%나 감소세를 드러냈다.
건설업계의 불황으로 지난해 공사가 중단된 전국의 건축현장은 모두 790곳에 달한다. 이 가운데 4월 말 현재 공사가 재개되지 않고 방치된 곳이 442곳에 달할 정도다. 경기침체로 건설업체의 부도나 자금부족이 주된 원인이며 이는 곧 건설업계의 신규 채용을 막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7일 국회에서 17조 3000억원 규모의 추경예산안이 통과됐다. 그러나 이번 추경예산이 새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에 마중물로 작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서 도로,하천 등 사회간접자본시설(SOC) 투자를 대폭 줄이는 등 강력한 세출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로 함에 따라 건설경기는 좀처럼 먹구름을 걷어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본래 건설업계의 호황은 마치 종합예술과 다를 바 없어 여러 요인이 충족돼야 가능한 일이다. 부동산 시장의 활성화뿐 아니라 기업의 투자 활성화에 이르기까지 건설 경기를 되살릴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야 가능한 것이다.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 문제를 비롯해 갑론을박인 경제민주화 등 지금과 같은 국정수행으로는 추경예산 집행이 빠르게 집행된다 해도 건설 및 나아가 경제 전반에 걸친 활성화를 견인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보다 중요한 것은 움츠러든 기업의 투자심리를 풀어주고, 투자처를 찾지 못한 채 지하로 숨어든 돈을 밖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정부의 정치력이다. 그만큼 박근혜 정부가 아직은 기업이나 국민 모두에게 신뢰의 정치, 믿음의 정치를 심어주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신뢰의 정치,믿음의 정치가 경기 활성화의 첫 번째 요인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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