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첫발을 뗀 과학벨트 사업이 정상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남은 일정이 첩첩산중인데 지역에서 먼저 자중지란의 모습을 보이는 것은 '공멸'을 초래할 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장 내년 본 예산에 사업비가 다시 반영돼야 하고, 이를 둘러싼 해당 정부 부처의 예산심사 작업이 본격화될 상황에서, 충청권 민·관·정의 한목소리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오는 13일 대전시가 지역 국회의원과 한자리에 모일 예정이어서 이 자리에서 얼마나 지역의 의견통일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이달 중순께 열릴 것을 보이는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과 국토부 및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들의 당정협의에서도 어떤 의견이 전달될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 지역 여론은 300억원의 부지매입비 반영안을 놓고 서로 다른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정부는 과학벨트 사업의 원활하고 신속한 추진을 위해 부지 관련 사항을 유관 기관과 조속히 해결하도록 노력한다'는 내용의 추경예산안 부대조건에 대해 해석을 달리하고 있다. 대전시와 새누리당은 환영의 입장을 표시한 반면, 민주당 및 시민단체에서는 “정부가 부지비용을 지역에 떠 넘기려 한다”며 강력반발하고 있다.
이와관련,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이번 추경예산 반영 논의에서 정부와 여타 지역에서는 과학벨트 사업을 대전 지역만의 지역 사업으로 여기는 것 같았다”며 “정치권이 하나 된 목소리로 대응해야만 과학벨트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과거 이명박 정부에서 논란이 일었던 세종시 수정론 추진에 따른 국론분열이 연상되기도 한다”면서 “이럴 때 일수록 한목소리의 대응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8일 대전시청 기자실을 방문, “민주당은 과학벨트가 지역만이 아닌 대한민국을 위한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전 시ㆍ도당이 나서기로 결의했다”며 “양당 시도당 위원장과 4개 시도지사가 모이고, 시민이 함께해 결집된 힘을 과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성효 새누리당 의원도 이날 시청 브리핑룸에서 '뉴대덕플랜'을 발표하면서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과학벨트 사업”이라며 “목표대로 이룰 수 있도록 정치권과 자치단체, 시민단체 등이 정부 등에 대해 올 코트 프레싱을 가해야 한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다만, 박 의원은 “조만간 정부 실무자들과 당정협의회를 열 계획이다”고 밝힌 뒤 “민관정 협의체 필요하면 해야한다”며 “정치권 보다 대전시가 나서서 주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이날 대전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학벨트 사업의 정상추진에 대한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며 “과학벨트 초석을 다졌다는 기대감보다 정부의 부지매입비 대전시 분담요구와 규모 축소로 사업의 좌초가 예상된다”고 우려하며 반발의 수위를 높였다.
이들은 이어 “정치권, 행정기관, 시민단체의 공조가 안 되고 있다”며 “원안 관철을 위한 민관정협의체를 조속히 구성하라”고 제안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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