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7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17조3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 예산안을 최종 확정했다. 추경안은 본회의 표결에서 재석의원 226명중 찬성 130명, 반대 69명, 기권 27명으로 가결 처리됐다.
추경 예산안에 부지매입비로 300억원이 반영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은 과학벨트 특별법 제정에 따라 대전 신동·둔곡 지구에 기초과학연구원(IBS)과 중이온가속기 등 핵심 시설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당초 계획은 올해부터 과학벨트의 기반 공사를 진행하는 것이었지만, 정부가 대전시에 부지매입비를 분담시키는 입장을 보이면서 지역의 반발속에 2년째 표류했다.
이에따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당초 정부 추경예산안에 없었던 과학벨트 부지매입비를 700억원을 편성했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조정소위원회에서 논의됐지만 내년 예산안에 포함시킬지, 추경에 반영할지를 두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했다.
결국 '정부는 과학벨트 사업의 원활하고 신속한 추진을 위해 부지 관련 사항을 유관 기관과 조속히 해결하도록 노력한다'는 내용의 부대 의견을 명시하고 추경 예산에서 300억원을 지원키로 결정했다.
추경에 과학벨트 부지매입금이 포함되면서 과학벨트 사업은 토지보상 착수 등 첫 발을 내디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결위 소속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이번 추경에 예산이 반영되지 않으면 2014년 본예산을 통해 관련 예산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사업이 6개월 미뤄지는 것”이라며 “이번에 통과한 300억원은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종잣돈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부대의견에 명시돼 있듯이 앞으로 과학벨트 부지매입비를 두고 중앙정부가 전액 지원할 것인지, 지방정부가 일부 부담할 것인지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게 됐다. 또 당초 계획한 70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300억원이 추경에 반영되면서, 과학벨트 사업 시기가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당초 부지매입비의 계약금 700억원이 반영돼야 지반조사와 수맥조사에 착수해 중이온 가속기 설계와 위치 선정을 할 수 있는데 겨우 300억원만 책정돼 매우 회의적”이라며 “결국 과학벨트 추진은 상당히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과학벨트 예산 300억원 반영과 관련해 대전시와 새누리당 대전시당은 '환영' 입장을, 민주당 등 야권에서는 유감을 표시하며 '전액국가부담'을 촉구했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 앞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예산안조정소위와 전체회의를 잇달아 열어 추경 심사를 마쳤다. 이번 추경은 2009년 슈퍼추경(28조4000억원) 다음으로 규모가 크다. 추경과는 별도로 기금증액분 2조원이 편성된 점을 고려하면 전체 규모는 19조3000억원으로 역대 두번째다.
서울=김재수 기자 kjs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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