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구 가수원동의 한 종교단체 2층짜리 빈건물이 수개월째 방치돼 유리창은 깨지고 빈소주병이 나뒹구는 불안요소가 되고 있다.
손인중 기자 dlswnd98@ |
빈건물의 유리창은 모조리 깨졌고 실내에는 빈 소주병과 담배꽁초, 침구류 등이 나뒹굴고 있다. 또 같은 부지의 임야에서는 나무 수십 그루가 뿌리째 뽑히는 산림훼손까지 발생해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
대전 서구 가수원동 한 종교단체의 2층짜리 건물은 지난해 9월부터 방치됐다.
이곳을 사용하던 종교단체 부설 장애인 주간보호센터와 요양원, 어린이집이 다른 곳으로 이전하면서 빈 건물로 덩그런이 남았다.
빈 건물은 지난해 말부터 누군가 유리창을 하나씩 깨트리더니 지금은 2층 건물 40여 개의 창문에 유리가 하나도 제대로 남아 있지 않다.
문은 잠겨 있으나 창틀이 완전히 뜯어졌고, 오르기 쉽게 의자도 받쳐 있어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안에 들어갈 수 있다.
이사 갈 때 남겨놓은 듯한 냉장고·책상 등의 집기류는 깨진 유리창처럼 뜯어지고 구겨져 아무렇게나 처박혀 있었다.
빈방에는 뚜껑 열린 소주병이 두 줄로 나란히 놓여 있고 담뱃재가 수북이 쌓인 재떨이, 매트리스까지 온전히 남아 있어 누군가 다녀갔음을 짐작게 했다.
깨진 유리창 너머 가수원도서관과 한 고등학교가 닿을 듯 눈에 들어왔다.
인근 연립주택 한 주민은 “빈 건물로 남아있던 것인데 등산 삼아 오가던 사람들이나 학생들이 유리창을 하나씩 깨트린 게 이제는 건물 전체가 흉물스러워졌다”며 “학교와 도서관 옆에 저런 건물을 옆에 끼고 있으려니 꺼림칙해 관공서에 이야기해봐도 소용없었다”고 하소연했다.
더욱이 폐건물 앞에는 축구장 규격만한 숲이었으나 지난해 초 나무가 모두 뽑히고 벌판으로 불법 개간됐다. 서구는 불법훼손된 산림에 대해 원상복구명령을 내렸으나, 지금까지 허리 높이만 한 소나무 몇 그루를 심어놓은 게 원상복구의 전부다.
이와 관련 해당 빈건물과 토지를 소유한 종교단체 관계자는 “건물이 곧바로 매매될 것으로 예상해 이사를 했던 것인데 과정이 조금 지연돼 건물관리도 어려워졌다”고 설명하고 “산림은 다른 사람이 오해하고 훼손한 것으로 지금은 원상회복에 노력 중이다”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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