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영주 대표 |
이와 관련하여 저출산 고령화가 진행되면 결국 노동공급 부족, 생산성 하락, 내수시장 위축 등 기업의 경영환경도 악화되는 만큼 기업들도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로서 미래 경영전략적 관점에서 저출산 극복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있다.
저출산 고령화는 단순한 인구현상으로만 간주할 수 없다. 저출산은 현대사가 전개되는 과정에서 급성장의 이면에 은폐되거나 간과돼왔던 각종 문제들이 서로 충돌하고 사회구조적 모순으로 표출되면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사회현상이다.
청년층의 취업, 더 나가 고용안정에 대한 근본 대책을 우선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
청년층의 고용안정과 주거지원을 지나치게 대졸자 중심으로 한정하고 고졸자 등을 염두에 두지 않는 정책은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하여 필자가 재직하는 하나은행에서는 기존 대졸자 뿐 아니라 고졸자에 대해서도 정규직원으로 채용하여 창구일선에 배치하는 등 활발한 고용촉진에 힘쓰고 있다.
이뿐 아니라 “저출산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선 기업이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가족친화경영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나은행은 회사 여건에 맞춰 근무환경을 개선할 수 있도록 일-가정 양립을 위한 대화의 장 만들기, 예고 없는 회식 안하기, 회식은 1차로만 정시에 끝내기, 정례적인 가정의날 실시 등 부담이 적으면서 효과가 큰 실천과제를 채택해 수행해 나가고 있으며, 여직원에 대한 복지환경에 더욱 신경을 써 출산전, 후 여성근로자들을 위해 산전, 후 휴가제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하나금융그룹에서는 여성취업의 가장 큰 걸림돌인 보육에 대한 부담을 덜고 육아에 신경쓰이지 않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푸르니 어린이집'을 올해 전국에 총 11곳을 신설할 계획이며 지난 4월29일 대전시 오정동에서 착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 저출산 문제해결에 전력을 다하고있다.
한 나라의 국가경쟁력은 기본적으로 국민경제의 생산과 소비 수준, 국가 재정의 건전성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 저출산으로 인구가 감소하면 국가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소비가 줄기 때문이다.
신생아 1명이 평생 12억2천만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1.15명의 일자리 창출효과를 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출생아 수가 줄어들면 그만큼 소비가 줄고 이에 따라 생산과 일자리도 줄어들게 된다. 결국 저출산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를 촉진해 국가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저해하고 국민의 삶의 질을 크게 위협할 것이다.
저출산 정책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장기간의 계획적 투자와 사회 각 주체 간의 긴밀한 협력과 노사간 협조체제 구축이 필요하다. 이제는 기업도 저출산 정책이 미래를 향한 투자라는 인식을 명확히 하고 정부의 정책 추진에 발맞춰 나가야 할 것이다.
앞으로의 저출산 정책은 출산을 직접 담당하게 될 여성들의 눈높이에 맞춰 그들의 목소리를 직접 정책에 반영하는 통로를 만들어야 할 것이요, 미래세대로 하여금 출산의 소중한 의미를 실천하도록 하는 교육 또한 체계적으로 실시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구호만 요란한 '일과 가정의 양립'이나 '가족친화경영' 대신, 남성들이 아빠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남편 자리를 성실히 지키는 것 또한 야근과 회식 못지않게 중요함을 인식하는 가치관의 전환과 근무환경 변화가 따라주어야 할 것이다.
초저출산이란 국가적 위기상황을 헤쳐 나감에 근시안적 이해관계를 뛰어넘어 너나없이 막중한 책임을 공유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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