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초대석] 오원균 회장, "조화ㆍ상생ㆍ하모니… 효는 동행이다"

[중도초대석] 오원균 회장, "조화ㆍ상생ㆍ하모니… 효는 동행이다"

孝문화전도사 오원균 한국효행수상자효도회 중앙회장

  • 승인 2013-05-07 14:43
  • 신문게재 2013-05-08 11면
  • 대담=한성일 문화독자부장(부국장)ㆍ정리=김의화 기자대담=한성일 문화독자부장(부국장)ㆍ정리=김의화 기자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엄마가/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아니 아니 아니 아니/반나절 반시간도 안 된다면/단 5분/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원이 없겠다.//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엄마와 눈맞춤을 하고/젖가슴을 만지고/그리고 한 번만이라도/엄마!/하고 소리내어 불러보고/숨겨놓은 세상사 중/딱 한 가지/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엉엉 울겠다. -정채봉의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전문.

8일 어버이날이다. 1년 중 하루나마 부모님 은혜를 기억해보기 위한 날이지만 이 날 하루 커다란 카네이션 꽃다발을 드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평소에 작은 효도'라고 강조하는 오원균<사진> 사단법인 한국효행수상자효도회 중앙회장을 만나봤다. 예전의 효가 '희생'이었다면 현대의 효는 '칭찬'이라는 오 회장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효문화 전도사'로서 어버이날을 맞는 감회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어버이날을 별도로 정한 것이 잘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평소에 잘 해야지 일년 중 하루 꽃을 달아드린들 무엇 하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럼 어버이날 폐지를 주장하시는건가요?

“그건 아닙니다. 어버이날을 정해서, 그 날 하루라도 어버이 은혜를 생각하고 효 문화가 전파되도록 하는 것도 의미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평소에 하는 '작은 효도'가 아닐까 합니다. 평소에 부모님 등 긁어 드리고 전화라도 자주 드리면서 부모님 말씀에 귀 기울이는게 진짜 효도가 아닐까 합니다. '작은 효도'부터 평소에 실천해야지 나중에 '큰 효도'를 하겠다고 생각해서는 효를 실천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평소에 지켜야 할 효라면 어떤 효도가 있을까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효가 부담되고 어렵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 그건 효를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옛날의 효는 '희생의 효'였습니다. 심청이처럼 인당수에 몸을 던지거나 손가락을 잘라서 병든 부모를 살리거나 시묘살이 3년을 해야 하는 그런 효가 전통의 효였습니다. 그러다보니 '효' 하면 어렵고 부담되기 마련입니다. 또한 예전의 효는 부모가 자식을 혼내서 효로 돌아오게 했습니다.

과거의 효(HYO)가 '희생', '복종', '체벌'이었다면 현대의 효는 '칭찬', '조화', '상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가장 쉬운 현대의 효는 '칭찬'입니다. 부모님과 자식 간에 서로 칭찬하면 효로 돌아옵니다. 자식이 부모님께 칭찬을 한다는게 어색하게 생각될 수도 있지만, 어머니가 해주신 반찬이 맛있다고 말씀드리는 것처럼 작은 일에도 칭찬을 하면 부모님도 기뻐하시고 그만큼 자식들에게 칭찬으로 돌아옵니다.”

-'효자상' 수상이 계기가 돼서 '효'문화 전파에 눈뜨게 되셨던 걸로 아는데요.

“1991년 우송공업대 교수시절 대한노인회중앙회 효자상을 받았습니다. 당시 어머니께서 경로당에 다니셨는데 아들로서 어머니를 잘 부탁드린다는 마음에 경로당에 들러 어르신들께 음료수도 대접하고, 불편하신 점들이 있으면 어떻게든 해결해드리려고 했습니다. 아버지께는 복덕방을 내드려서 80대까지 복덕방을 하셨습니다. 자식으로서 부모님을 위해 한 일이었는데 주위분들께서 칭찬해주시고 효자상까지 타게 됐으니 부모님 덕분에 효자상을 타게 된 셈이죠. 그리고 그때부터 효문화 확산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당시 효자상 수상자 중에 교수는 오 회장님이 유일하셨다면서요?

“제 자랑 같아서 조심스럽기는 합니다만 교수 출신 수상자가 저 뿐이라는 사실을 알고 느낀 점은 효는 학력에 비례하는게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효는 학력에 반비례하고, 인격은 학력에서 나오는게 아니라 인내심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굽은 소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 말을 새겨보게 됐습니다.”

-황혼이혼이 늘면서 어버이날이 곤혹스러운 자식들이 있다고 합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따로 만나야 하기 때문이라고 하니 황혼이혼이 늘면서 생긴 신풍속도가 아닐까 합니다.

“황혼이혼이 늘어난 것은 여성에게도 재산분할이 법적으로 보장되는 등 변화한 시대상도 한 원인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제각각의 이유와 사정이 있어서 황혼이혼이 늘겠지만 한 가지 말씀드리자면, 사랑은 내 뜻이 아니라 상대방의 뜻에 맞춰 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랑이 식으면 네 뜻보다 내 뜻을 앞세우게 되기에 갈등이 생기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고부간의 갈등처럼 부모세대와 자식세대의 갈등이 있는데요.

“요즘은 중매 설 때 남편감이 능력 있고 성격 좋고 인물이 좋다고 해도 마지막에 효자라고 하면 그 중매가 깨진다고 합니다. 부모 노인학대도 세계 상위 수준입니다. 지난 2010년 부모살해가 66건이며, 부모유기가 800여건, 노인학대가 2674건으로 동방예의지국이 옛말이 되고 말았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갈등의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상대방을 고치려고 하는게 문제입니다. 고치려 하지 말고 인정해야 합니다. 돌아가신 제 아버지께서도 전깃세가 아까워 밤에 불을 안 켜고 며느리가 힘들까봐 옷도 자주 갈아입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많이 답답하기도 했는데, 아버지의 마음을 알고 나니 그 깊은 사랑을 인정하게 되고 감사하게 생각하게 됐습니다.”

-효문화 확산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계신 것으로 아는데요.

“현대 효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칭찬 운동을 벌이고 효를 인성교육 차원에서 교육과정에 넣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저는 '333 칭찬운동'을 강조합니다. 나를 세번 칭찬하고, 남을 세 번 칭찬하고, 세사람 이상을 칭찬하자는 것입니다. 우리 지역 대전을 칭찬운동도시로 만들고자 합니다.”

-칭찬운동은 인성교육과도 연결이 될 것 같은데요.

“칭찬은 인성교육에도 효과적입니다. 양파도 칭찬하면 잘 자라납니다. 한 가지 예로 물컵에 양파를 두개 놓고 하나는 '좋은 양파', 또 다른 하나는 '나쁜 양파'라고 적은 뒤 매일 말을 하거나 마음을 주면 어떻게 될까요? 식물인데도 칭찬받는 양파는 건강하게 자라고, 비난받는 양파는 시들어 버립니다. 양파에 '효자'와 '불효자'라고 이름 붙여도 동일한 결과가 나옵니다. 효자 양파는 잘 자라고 불효자 양파는 자라지 못합니다. 칭찬이 그만큼 중요한겁니다. 양파실험은 지난해 8월 이명박 대통령이 초청한 효 실천가 청와대 초청간담회에서도 사례로 발표했었습니다.”

-K-팝 바람 속에 K-HYO(효)라는 신조어도 만드셨죠?

“HYO(효)는 'Harmony of Young & Old'(신구의 조화)의 약자입니다. 앞으로 효가 K-Pop 못지않게 새로운 한류를 주도할 것이라는 뜻에서 'K'자를 앞에 붙였습니다. 효는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 간의 '조화', '상생', '하모니'이고, 그 근간은 '칭찬'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효문화진흥원의 대전 유치에 공이 크신 것으로 압니다. 곧 착공되지요?

“중구 안영동 뿌리공원에서 오는 10월 쯤 착공해서 2015년 완공될 예정입니다. 건립 규모는 연면적 8300㎡, 지상 3층, 지하 1층으로 약 260억원의 공사비가 들어갑니다. 효문화진흥원은 전국 효행 장려와 지원활동의 기둥 역할을 할 것입니다. 효문화진흥원 유치는 대전시의 적극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어려웠을 것입니다. 염홍철 시장님이 부지 확보와 예산 지원에 있어서 과감하게 투자를 결정해줘서 고맙게 생각합니다. 또 백만명 서명운동에 적극 동참해준 지역민 여러분들의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효문화진흥원 유치의 배경에는 잘 구축된 대전의 효 인프라도 한 몫했다는 분석인데요.

“대전은 족보박물관과 뿌리공원 등이 있어 효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을 뿐 만 아니라 효뿌리축제는 전국에서 유일한 효 관련 축제입니다. 이같은 효 관련 인프라와 효문화진흥원을 연계시켜 효실천 선도도시 대전으로 거듭 자라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대담=한성일 문화독자부장(부국장)ㆍ정리=김의화 기자ㆍ사진=손인중 기자

●오원균 중앙회장은?

▲1946년생, 효(孝)실천 운동의 전도사다. 세종시 금남면 감성초교, 금호중, 대전공업고, 충남대 공과대학, 충남대 교육대학원, 한양대대학원 박사과정 졸업. 미국 피어스 대학연수. 미국 노스 캘로라이나 주립대 연수. 우송공업대 교수, 서대전고 교장과 우송고 교장을 역임했다. 현재 성산효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로 강의하고 있다. 1991년 대한노인회중앙회 효자상 수상을 계기로 23년째 효 운동을 펼치고 있다. 대한민국 효문화진흥원 대전 유치에 기여했으며 2009년 대전시효지도사교육원을 설립, 1200여명의 효지도사를 양성하는 한편 활발한 효교육을 펼치고 있다.



◇너는 똑같은 질문을 23번 했다.

 82세 노인이 52세 아들과 거실에 마주 앉아있었다. 그 때 우연히 까치 한 마리가 창가의 나무에 날아와 앉았다. 노인이 아들에게 물었다. “저게 뭐냐?” 아들은 다정하게 말했다. “까치에요. 아버지.”
 아버지가 조금 후 다시 물었다. “저게 뭐냐?” 아들은 다시 “까치라니까요.”
 노인은 조금 뒤 또 물었다. 세 번째였다. “저게 뭐냐?” 아들은 짜증이 났다. “글세 까치라니까요.” 아들의 음성에 아버지가 느낄 만큼 분명하게 짜증이 섞여있었다.
 그런데 조금 뒤 아버지가 다시 물었다. 네 번째였다. “저게 뭐냐?” 아들은 그만 화가 나서 큰 소리로 외쳤다. “까치, 까치라니까요. 그 말도 이해가 안돼요?. 왜 자꾸만 같은 질문을 반복하세요?”
 조금 뒤였다. 아버지는 방에 들어가 때가 묻고 찢어진 일기장을 들고 나왔다. 그 일기장을 펴서 아들에게 주며 읽어보라고 말했다. 아들은 아버지의 일기장을 읽었다. 거기엔 자기가 세 살배기 아기였을 때의 이야기가 적혀있었다.
 -오늘은 까치 한 마리가 창가에 날아와 앉았다. 어린 아들은 “저게 뭐냐”고 물었다. 나는 까치라고 대답해주었다. 그런데 아들은 연거푸 23번을 똑같이 물었다. 나는 까치라고 똑같은 대답을 23번을 하면서도 즐거웠다.
  <오원균 회장의 책 ‘현대의 K-효는 칭찬이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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