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광진 대전경실련 사무처장 |
그 과정에서 검증되지도 않은 내용을 내놓는 것은 물론 자신들의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객관적이지 못한 정보를 생산하고 이를 공개하는 일도 비일비재한 실정이다.
사업만 시행하면 된다는 밀어붙이기식 대형정책 사업들이 그동안 여러 지역사회에서 문제점들로 지적되어 왔고 이런 대형 정책 사업들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각종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지난달 30일 '경전철 건설사업 추진실태'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결과가 발표되었다. 감사대상은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한 고시·승인 후 추진 중인 6개 경전철 사업들이다.
감사결과 경전철에 적합한 수요예측 기준이 없어 수요를 과다하게 예측하는 문제, 경전철 구조물 설계기준과 차량선정기준이 없어 예산낭비와 특정업체에 대한 특혜 제공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예산낭비나 특혜제공 문제가 이번에 지적된 경전철사업 뿐 아니라 공공건설사업 전체에 걸쳐 발생한다는데 있다.
현재 추진 및 운영 중인 18개 노선 중 감사한 6개 경전철 외 나머지 노선에 대해서도 재정낭비 및 특혜제공 요소가 없는지 철저히 조사하는 것이 필요하며 대전시에서 논의되고 있는 도시철도 2호선과 관련해서도 면밀한 검토와 객관적인 검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번 감사에 의한 문제의 지적은 반드시 그 원인의 규명이 필요하며 관련 담당자들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정책 사업이라는 미명하에 문제가 있음을 알면서도 이를 포장해 사업을 시행함으로써 막대한 예산낭비가 이루어지더라도 책임을 묻지 않는 우리 행정의 잘못은 결국 막대한 세금낭비와 특정기업 등에 대한 특혜를 양산하기 때문에 선출직 공무원들이 더 이상 무분별한 개발공약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엄격한 사후평가를 통해 관련자들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묻도록 해야 하며 이런 대규모 사업들에 대한 엄격한 수요예측 및 재검증 기준 및 설계기준 등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이번 감사원의 감사결과들을 보면 신뢰성에 상반되는 수요예측의 문제나 수요의 변경무시 등 사업시행만을 위해 무리하게 추진한 정황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한 중앙정부의 기준 또한 명확하지 못한 실정이기 때문에 공공건설 사업에 대한 사업단계별 정보공개와 총사업비 등을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의 도입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공공건설사업의 특징 중 하나가 대부분의 사업에 있어 정보의 공개가 미흡하고 이에 대한 감시가 어렵다는 점이다. 민간기업과의 계약 등에 있어 이해당사자의 반대라는 논리에 의해 공개되지 않는 정보로 인해 그 피해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공공건설사업의 경우 막대한 혈세가 들어가는 만큼, 중요한 자료들에 대해서는 웹사이트 등을 통해 수시로 모든 정보에 대하여 공개해야 하며 이를 통해 재정낭비나 특혜제공 요소의 차단과 총사업비에 대한 국회 및 시의회 또는 독립전문기관에서 엄격하게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이 도입을 통해 예산 낭비의 요소를 반드시 없애야 한다.
그리고 이런 법과 제도의 개선이 선행된 환경 속에서 도시철도2호선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져야 한다.
무조건적인 사업의 시행보다 조금은 늦더라도 객관적으로 검증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활용하여 사업을 검토 시행하는 것이 대전시는 물론 시민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대전시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하는 시기인 것이다.
대전시의 결단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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