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과학벨트 부지매입비 전액부담을 부정하고 대전시에 분담을 요구하는 등 과학벨트사업이 겉도는 가운데 기획재정부 의뢰를 받아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수행한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기초과학연구원(IBS)의 규모가 줄어들고 사업시기도 최소 5년 이상 늦춰질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부터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간이예비타당성 조사' 용역을 수행한 KDI는 사업기간을 애초 2017년에서 2021년으로 5년 더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학벨트 조성기간을 1단계와 2단계로 나눠 2015년까지 연장한 것은 50개 연구단을 선정한 기초과학연구원이 현재 19개 연구단 선정에 그치는 등 연구단 선정 사업이 지연되고 부지 매입비 미확보로 착공이 늦어지고 있다는 점 등의 이유로 조성기간을 5년 연장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KDI안에 대해 기초과학연구원을 비롯한 출연연 관계자들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미래부와 기재부, KDI, 기초과학연구원 등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KDI용역 회의에서도 1단계, 2단계로 나눠 과학벨트 사업을 추진하면 과학벨트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있다고 반대의사를 표명했던 기초과학연구원은 'KDI 보고서는 공식 발표된 것이 아닌 것 같다. 좀 더 기다려 보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업기간이 연장되고 사업을 단계별로 추진하면 과학벨트 기본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하고 기초과학연구원도 선택적으로 사업에 우선순위를 정해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출연연 관계자는 “과학벨트 관련 연구단 선정 지연과 부지매입비 미확보 등은 차일피일 예산 확보를 미룬 정부의 책임이다. 이를 빌미로 사업을 연장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고 비난했다.
KDI 간이예비타당서조사에서는 사업기간 연장 외에도 기초과학연구원 용지면적을 절반 수준인 26만㎡로 축소하고 건축연면적도 18만㎡에서 12㎡로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KDI는 기초과학연구원 건폐율은 기존 정부출연연기관의 건폐인 40% 수준으로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에 기초과학연구원 관계자는 “건폐율을 30~40년 전 설립된 출연연구기관 수준에 맞춰야 한다는 것은 세계적인 연구소를 지향하겠다는 정부의 당초 의지와는 맞지 않는다”며 “KDI가 과거의 잣대로 미래를 지향하는 기초과학연구원을 재단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권은남 기자 sil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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