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2012년 12월 18일자 6면 보도>
공사를 발주한 충남도 종합건설사업소가 터널붕괴 원인을 단층파쇄대의 출현 때문으로 밝히고 복구 책임을 시공사 측으로 돌렸으나, 시공사 측은 이를 인정할 수 없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충남도 종합건설사업소(이하 종건소)는 6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복수 지방도 확·포장 공사 구간 중 발생한 구례터널 붕괴 원인에 대한 대한토목학회 조사와 도 건설심의위원회 자문, 계약 관련 법률 자문 등을 종합한 결과를 발표했다.
사업소는 이날 발표에서 “구례터널 100m 구간이 붕괴한 주 요인은 일반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단층파쇄대와 슬리컨사이드(slickenside)의 출현으로 굴착 후 과다한 이완하중이 발생, 터널을 지탱하는 시스템이 붕괴했다”고 밝혔다.
이어 “부 요인으로 지난해 8~9월 많은 비가 내리면서 단층파쇄대의 강도가 약해지고 이완영역이 확대돼 터널 붕괴 현상이 가속화 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사업소는 이에 따라 “계약일반 조건에 따라 붕괴사고 원인이 태풍·홍수 기타 악천후 등 천재지변으로 인한 직접적 영향을 미친 불가항력적 사유가 될 수 없다”면서 “터널붕괴에 따른 피해복구는 계약상대자(시공사)에 부담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공사 측에서는 도 종건소 원인분석 결과에 대해 순순히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법적 분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도 종건소가 지난달 18일 건설업체 측에 '복구비용 업체 우선 부담'을 내용으로 하는 긴급조치 공문을 보냈지만 건설업체에서는 이의를 제기하는 내용증명을 보내왔다.
건설업체 측은 “대한토목학회 조사결과에서 일반적으로 예상치 못한 단층파쇄대에 대해선 넓은 의미로 천재지변으로 봐야 해 발주처에서 피해복구비를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 종건소는 향후 대응방안으로 해당 시공사에 행정명령을 내린 후 불이행 시 지방계약법에 따른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한편, 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위원장 박문화 의원)는 이날 도 종건소로부터 구례터널 붕괴 원인분석 결과를 보고받은 자리에서 “향후 유사 사고 발생에 대비 철저히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박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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