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법에 있어서 가정이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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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태]법에 있어서 가정이란?(1)

[법률이야기]김형태 변호사

  • 승인 2013-05-06 14:20
  • 신문게재 2013-05-07 20면
  • 김형태 법무법인 저스티스 대표변호사김형태 법무법인 저스티스 대표변호사
▲ 법무법인 저스티스 대표변호사
▲ 법무법인 저스티스 대표변호사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그곳이 어디인가? 하루일과가 끝나고 직장에서 파김치되어 돌아가는 곳은 또 어디인가? 바로 가정이라는 곳이다. 이처럼 항상 함께하는 가정인데 유독 5월만을 가정의 달이라고 한다.

가정은 인류가 이 지구상에 탄생한 이래로 존재해 왔던 삶의 기본단위이며 원천이며 앞으로도 인류가 멸망하지 않는 한 영원히 존재할 미래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5월을 가정의 달로 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우리 사회가 심각한 가정의 해체라는 병을 앓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병리적 현상은 바로 이 가정의 해체에서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청소년들의 비행, 가정폭력, 성적인 문란 등등. 이러한 문제의 뿌리에는 바로 가정의 해체가 있었던 것이다. 그 때문에 사람들에게 가정의 문제를 일깨우고 돌아보자는 의미에서 가정의 달을 마련한 것이리라.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우리 법 역시 가정의 해체와 관계된 가족제도의 변화의 역사적 과정을 담고 있다. 2005년 호주제도가 완전히 폐지되고 '호주'라는 표현 대신에 '가족'이라는 표현이 들어선 것이다. 가정 내의 중심되는 주인이 없고 부부에게 동등한 지위가 부여된 것이다. 이러한 호주제도가 사라지면서 '대'를 잇는다는 말이 무의미해 졌다. 호주제도 폐지가 우리의 사회 현상을 반영한 것이었는지 모르지만 과연 올바른 선택이었는지는 판단이 잘 서지 않는다. 국가에도 대통령이 있고 단체나 회사에도 실제 의사를 결정할 대표권을 가진 사람이 있는데 유독 가정만은 이러한 의사결정권한을 두 사람에게 부여한 것이다. 남자와 여자.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표현처럼 전혀 이질적인 생각과 느낌을 가졌고 아이들에 대한 양육의 방법, 가정의 내의 역할이 각각 다르긴 하지만 그래도 형식적이나마 가정의 주인을 만들어 놓는 것이 옳은 선택은 아니었을까?

그러면 우리나라에 있어서 가정은 법적으로 어떻게 되어 있고 어떻게 보호받고 있는 것일까? 우선 가족법을 살펴보자. 가족법의 첫 부분은 촌수 따지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이에 따라 친족을 혈족과 인척으로 나누고 유전적으로 같은 계열로서 가까운 친척을 혈족이라고 하고 자신의 배우자와의 관계에 있는 가까운 친척을 인척이라고 한다. 그리고 곧 바로 가족의 범위와 자녀들의 성과 본을 정하는 방법을 규정하고 있다. 독자들도 이제는 모두 아는 내용이지만 자녀들의 성과 본을 정함에 있어서 원칙적으로 아버지의 성과 본을 따르도록 되어 있지만 부부가 협의를 하면 자녀들의 성과 본을 어머니의 성과 본을 따를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색이다. 이러한 규정을 보면 때로 법이 시대를 앞서가는 듯한 느낌도 든다. 심지어 대법원은 남자 성인들로 구성되어 있었던 종중의 대소사를 논하는 종중단체에 있어서 종중원을 성인 여자까지 포함해야 한다는 혁신적인 판결까지 하고 있으니 가히 가정과 집안문제에 관한 한 최첨단을 걷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 법제도이긴 하다. (계속)

법무법인 저스티스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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