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화]에너지와 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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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화]에너지와 주거

[세설]한상화 이지도시건축사무소장

  • 승인 2013-05-02 13:24
  • 신문게재 2013-05-03 21면
  • 한상화 이지도시건축사무소장한상화 이지도시건축사무소장
▲ 한상화 이지도시건축사무소장
▲ 한상화 이지도시건축사무소장
지금까지의 주택은 과다한 에너지를 소모하고 자원을 낭비하는 인공물로 규정돼 왔다. 또 주택이나 생활 자체가 환경오염의 주요한 원인으로 지적됐다.

최근 에너지와 환경에 대한 관심이 고조돼 미래의 주거는 자원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물질의 순환으로 자연에 순응하는 공간으로 인식된다. 이를 위해 에너지 절약과 대체에너지 개발 및 이용이 확대되어야 한다는 생각의 전환도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대체에너지는 태양에너지와 지열, 풍력, 바이오 매스 등 다양한 형태의 에너지가 사용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이용되는 것은 태양에너지다. 태양 에너지는 에너지 밀도가 희박해 소규모 목적으로 사용하기에 적절하다. 태양열을 이용, 난방과 온수를 공급하기도 하고, 태양광을 이용해 전기도 생산한다.

앞으로 닥칠 화석연료 고갈에 대비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 대체 에너지의 개발과 이용은 널리 확대돼야만 한다.

주택의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려면 일반적으로 단열과 창, 열교환기, 대체에너지시스템 등의 기술들이 필요하다.

단열재는 에너지가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 핵심으로 열손실을 최소화하는 장치다. 열 손실을 최소화하려면 열교부위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창은 주택에서 열손실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곳이다. 창의 기밀성과 열관류율은 내부의 열손실을 막기 위한 중요한 요소다. 또 환기 때 발생하는 열 손실을 막기 위해 열교환장치가 필요하다.

이같이 에너지 사용량을 줄인 친환경 주택을 '패시브 하우스'(Passive House)라 하는데, 국내에도 여러 지역에 패시브 하우스가 건설되어 있다. 패시브 하우스는 인위적인 화석연료 사용을 최대한 억제하고 태양광이나 지열 등 재생 가능한 자연 에너지를 이용한다.

뿐만 아니라, 첨단 단열공법 등을 통해 열 손실을 줄임으로써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한 건축물이다. 외부로부터 에너지를 끌어다 쓰거나 전환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가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최대한 막는 방식이기 때문에 '수동적'(passive)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연간 난방 에너지가 건물 ㎡당 15㎾h를 넘어서는 안 되며, 냉ㆍ난방과 온수, 전기기기 등 1차 에너지 소비량이 연간 ㎡당 120㎾h 미만이어야 한다. 또 문을 닫은 집에서 새나가는 공기의 양이 50㎩ 압력에서 실내공기 부피의 60% 미만일 정도로 기밀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외부온도가 35℃일 때 맨 위층 실내온도는 26℃를 넘지 않고, 외부온도가 영하 10℃일 때도 난방시설이 필요하지 않다.

1988년 독일의 건설물리학자 볼프강 파이스트와 스웨덴 룬드대학의 교수 보 아담손이 제안해 1991년 독일 다름슈타트에서 처음 지어진 뒤, 유럽에서는 보편화한 건축기법으로 자리 잡았다.

패시브 하우스는 단열공사비 때문에 일반 주택보다 평당 건축비가 15% 정도 비싸지만, 겨울철 난방비는 95% 이상, 여름철 냉방비는 50% 이상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필자는 작년에 도서관에서 읽은 패시브 하우스에 관련한 책 한 권이 생각났다.

이대철 씨의 '살둔 제로에너지 하우스'라는 책이다. 이 책의 표지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쓰여 있다.

'난방 없이 한겨울 영상 20℃를 유지하는 거짓말 같은 집 이야기.'

이대철씨는 집의 배치를 햇빛이 잘 들게 남향으로 했고, 단열은 이불을 덮은 것처럼 실내공간을 완벽하게 감싸 놓았다. 창의 크기를 너무 크지 않게 만들며 열손실을 줄이고자 삼중유리를 사용한 시스템창호로 시공했다. 또 열교환기를 설치해 환기 때 일어나는 열손실을 막았다. 여기에 실내 난방장치로 벽난로를 만들어 운치를 더했다.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확보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이제 우리는 대체 에너지 개발과 이용의 확대만 아니라, 에너지 문제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더는 미룰 수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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