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화 시도를 막으려면 충청권 자치단체 및 정치권의 정책적 공조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충북도는 잇따른 성명 발표 등 강하게 반발한 반면, 대전과 충남도는 견해 표명 보다 상황만 예의 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초당적이어야 할 정치권은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서로 다른 모습속에 개별적인 목소리 내기에 그치고 있다.
충북도는 이시종 지사를 비롯해 도의회와 경실련 등 민ㆍ관ㆍ정이 뭉쳐 수도권 규제 완화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전과 충남도 역시 대전상공회의소와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등 지역 경제ㆍ시민 단체가 완화 정책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지만, 대전시와 충남도는 즉각적인 대응보다는 상황 주시에 집중하고 있다.
1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개정안은 지난 26일 국토교통부 차관회의 의결을 거친 뒤 30일 국무회의에 상정ㆍ논의될 예정이었지만,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잠정 보류됐다.
이 개정안에는 수도권 자연보전권역으로서의 4년제 대학과 과밀억제권역인 인천 영종도 일부 지역을 성장관리권역으로 환원시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즉, 수도권 과밀화를 제어하고자 만든 규제를 대폭 풀어주겠다는 내용으로, 재추진의 가능성은 언제든 남아있다.
또 정부는 '산업집적 및 공장증설 활성화법' 개정 등도 추진하며 수도권 과밀화 억제 법안에 대대적인 개정 작업을 벌일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수도권 자연보전권역 내 4년제 대학 등의 이전을 허용하면 수도권 학생들의 비중이 상당한 비수도권의 대학들을 고사시키는 등 충청권 등 비수도권 지역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이에 야당과 경제ㆍ시민단체들은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고, 대전시와 충남도는 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화의 정부 입장을 확인하며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전과 충남 지역의 자치단체장과 정치권이 하나 된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 단체장들과 정치권이 정부의 예산 편성 등에서 지역 현안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입장 표명과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수도권 규제 완화는 국가균형발전을 역행하는 행위나 다름없다”며 “초당적으로 정치권과 3개 시ㆍ도가 상생ㆍ협력 방안을 찾아 청와대와 정부에 한목소리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대전시와 충남도는 지역균형발전협의체를 통해 정부에 개정안 철회를 요구하고, 단체장과 지역 국회의원이 연대하는 공동건의문을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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