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인 척…' 속이는 병원 불법 간판 성행

법망 피해 진료과목 더 크게 표기도… 대전 매년 10여건 행정처분

전문의 아닌 의사가 '전문의인 척(?)' 환자들을 속이는 병원 불법 간판이 성행하고 있다.

전문의가 아니지만 '진료과목(작은글씨) 피부과, 성형외과(큰글씨)'라고 표기해 환자들에게 혼란을 줄수 있어 다른 업종과 달리 병원은 간판을 의료법으로 철저히 규제하고 있다.

1일 대전관내 각 보건소들에 따르면 해마다 대전 전체에서 10여건의 병원 간판 불법표기 신고가 접수되고 있으며, 보건소는 이들 해당 의료기관에 간판 교체 등 행정처분을 내리고 있다.

최근 전국적으로 국민권익위원회가 병원의 간판 불법사례 공익신고를 접수한 결과 26곳을 적발하고 25곳은 시정 명령, 1곳은 업무정지를 내리기도 했다.

환자들에게 혼란을 줄수 있는 간판은 ▲전문의도 아니면서 전문의처럼 병·의원 간판에 표기(홍길동 성형외과의원) ▲고유명칭과 진료과목을 동일한 크기로 표기(홍길동의원 진료과목 피부과) ▲고유명칭보다 진료과목을 더 크게 표기하는 행위 등이다.

의료기관에서는 간판 고유명칭과 진료과목을 함께 표기할 때는 진료과목 글자 크기를 의료기관 명칭 표시 글자 크기의 2분의 1 이내로 해야한다.

실제 대전지역 서구 지역의 한 의원은 '진료과목'이라는 글씨는 작은글씨로 표기한 반면 '성형외과'라는 진료과목 내용을 큰 글씨로 표기해 성형외과 전문의로 착각하게 하는 간판을 내걸고 있다.

해당 의원은 간판 고유명칭을 함께 표기하지 않아 법망을 피하고 있지만, 환자들은 성형외과 전문의 병원으로 착각할 수 있다. 또 다른 의원도 일반의원이지만 진료과목은 작은글씨로, 피부과는 큰 글씨로 표기해 피부과 전문의라는 착각을 일으키는 간판을 달고 있다.

대전지역내 보건소들은 정기적으로 간판 단속을 하지 않고 있으나 신고가 접수되면 시정명령을 하고 있다. 간판 가격이 1000만원 이상 고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정기 단속보다는 신고에 따른 행정처분을 하고 있는 것이다.

유성구 등 일부 구에서는 병원 간판을 설치 이전에 구청에서 확인을 받도록 하는 등의 조치가 이뤄지고 있지만, 상당수 의원들은 병원 개설허가 이후 간판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법망을 피해가고 있다.

구 보건소 관계자는 “요즘 병원 운영이 어렵다 보니 1000만원이 넘게 소요되는 간판을 쉽게 바꿀 것을 요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의료법 개정이 3년여밖에 안돼서 아직까지 시정이 안된 간판들은 대부분 그 이전에 개설한 병원들”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