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류현진이 다저스스타디움에서 콜로라도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나섰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두자릿수의 탈삼진을 잡아냈다. 사진=연합뉴스 |
류현진은 1일(한국 시각) 미국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와 홈 경기에서 6이닝 동안 삼진을 무려 12개나 잡아내며 3피안타 2볼넷 2실점 역투로 시즌 3승(1패)을 달성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두 자릿수 탈삼진이자 개인 최다 기록이다.
이날 호투의 원동력은 힘있는 직구와 느린 커브였다. 류현진은 이날 최고 151㎞의 빠른 직구로 삼진 7개를 잡아내며 콜로라도 타선을 윽박질렀다. 이와 함께 110㎞ 후반대에 형성된 느린 커브로 타이밍을 뺏었다.
낙차도 커서 상대 타자들은 헛방망이질을 해대기 일쑤였다. 류현진은 커브로만 5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직구와 구속 차가 최고 30㎞에 이르다 보니 상대 타자들은 방망이에 공을 맞히기조차 어려웠다.
류현진의 주무기는 알려진 대로 명품 체인지업이다. 직구와 거의 차이가 없는 폼으로 던지는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이미 한국 무대와 올림픽 등 국내외 무대를 통해 검증을 받았다. 직구인 줄 알고 타자들이 나서면 공은 일순 멈춘 듯 스윙 이후 포수 글러브에 빨려들었다. 이 체인지업이 80마일대 초반, 즉 130㎞ 안팎에서 형성이 된다.
여기에 류현진은 올 시즌 초반 슬라이더로 재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달 26일 뉴욕 메츠전에서 직구와 체인지업에 이은 제 3의 무기로 급부상했다. 슬라이더 역시 80마일 초중반, 즉 130㎞ 초중반의 구속을 보였다.
당시 상대 타자 아이크 데이비스는 “류현진이 구사한 두 가지 슬라이더에 당했다”면서 “홈플레이트를 수평으로 가로지르는 것과 낙폭이 큰 공인데 꽤 지저분했다”고 평가했다. 메츠전을 앞두고 류현진은 우타자에게 승부구로 쓰겠다고 호언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1일 콜로라도 전에서 커브마저도 맹위를 떨친 것이다. 류현진이 선보인 커브의 위력은 의미가 크다. 70마일과 80마일, 90마일대에 걸쳐 다양한 구속 차를 보이며 더욱 상대 타선을 헷갈리게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류현진은 앞선 2경기에서 직구 구속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최고 90마일, 140㎞ 중반에 머물렀다. 6이닝 2피홈런 5실점한 지난달 21일 볼티모어전이 특히 그랬다. 메츠전에서도 공에 힘은 붙었지만 평균 직구 구속은 별 차이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직구 구속이 150㎞를 넘긴 것이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구속은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류현진이 목표로 한 94마일 직구가 완성되면 위력은 더 커진다.
그렇다면 변화구의 효과도 동반 상승한다. 직구 타이밍에서 80마일대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70마일대의 커브까지 상대 타자를 현혹시킬 수 있다. 150㎞의 직구와 130㎞대의 체인지업, 슬라이더와 110㎞대의 커브까지 선택할 카드가 많아지는 셈이다.
'70, 80, 90마일의 괴물'로 우뚝 선 류현진. 과연 올 시즌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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