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우]학교 밖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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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우]학교 밖 아이들

[중도춘추]이영우 목원대 전자공학과 교수 국제환경관측센터장

  • 승인 2013-05-01 13:39
  • 신문게재 2013-05-02 20면
  • 이영우 목원대 전자공학과 교수  국제환경관측센터장이영우 목원대 전자공학과 교수 국제환경관측센터장
▲ 이영우 목원대 전자공학과 교수  국제환경관측센터장
▲ 이영우 목원대 전자공학과 교수 국제환경관측센터장
'학교 밖 아이들.' 이 전에 잘 들어보지 못했던 낯선 용어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접한다. 교실 안에 있어야 할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고 있다. 전국적으로 거의 20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최근 급증하는 사유가 '학교 부적응'이다.

무엇이 학교를 떠나게 하는가? 교육 책임자들도 뚜렷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는 것 같아 더 안타깝다. 중등교육은 아이들이 다양한 방식의 삶에 대한 탐색과 꿈을 키우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학교는 오직 대학 입학 중심의 문제풀이와 평가만 존재하는 삭막한 공간이다. '학교 밖 아이들'의 상당수가 대한민국의 헌법과 교육기본법이 보장한 능력과 적성에 따라 교육받을 권리를 박탈당한 학생들 같아 안타깝다.

학교부적응에 의한 '학교 밖 아이들'의 문제는 전적으로 우리 교육의 몰개성이 빚어낸 결과이며 우리의 교육현장에서 벌어지는 암울한 현실이다. 우리 교육 현실에서 꿈을 키우고 창의력을 키우는데 시간을 할애하는 선생님은 이미 무능한 교육자다. 기존의 지식을 문제 푸는 매뉴얼처럼 잘 전수하는 전달자가 훌륭한 교육자가 된다. 이 분야는 단연 학원 강사들이 으뜸이다. 교권은 추락됐고 교실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갈등의 벽이 가로 서 있어 이전의 학우애는 찾기 힘들다.

'학교 밖 아이들'은 학교에 가면 재미도 없고 할 것도 없다. 오직 지루한 시간의 흐름만 있을 뿐이다. 학교 교육은 모든 수렴점이 대학입학이기에 학생들은 오직 이 기준에 의해서만 평가되어진다. 전국의 학생들은 1등부터 수십만등 까지 등수가 매겨져 있으며 순전히 대입기준의 학업 성적만으로 분류되어진다. 학교를 나오는 것은 어찌할 수 없는 상황으로 부터의 탈출이라고 생각된다. 그들을 단순히 비행 청소년들이라 말할 수 있는가. 가혹한 현실은 OECD 국가 중 15~19세의 청소년 자살률 1위로 나타난다. 우리 아이들이 좌절하고 지쳐가고 있다.

우리교육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치유할 방도는 없을까? IMD(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에서 발표하는 우리나라 대학의 교육경쟁력은 60여 개국 중에 50위 이하로 세계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2008년 앨빈 토플러는 “한국의 학생들은 하루 10시간 이상씩 미래에 필요 없는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고 엄중히 지적했다. 대학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각성해야만 한다. 세계 최고 두뇌인 우리나라 학생들을 세계 최하위의 경쟁력을 갖고 교육을 시켜서야 말이 되겠는가? 더 이상 똑똑한 아이만을 선별해 뽑아 대학의 권위를 유지하려하지 말고 내실 있고 경쟁력 있는 교육으로 세계적 인재를 만들어내는 역량을 보여주어야 한다. 모든 문제는 대입의 문제다. 중등교육이 정상이 되도록 선발과정에 대한 많은 연구가 필요하고 어떤 형태로든 입학보다 졸업이 어려운 대학을 만들어야만 한다. 공부를 열심히 안해도 졸업할 수 있는 대학, 경쟁력이 떨어지는 이유다.

인류 과학사에 큰 족적을 남긴 아인슈타인 박사의 교육에 대한 소견을 마지막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그는 교육의 성과에 대한 정의를 내린 적이 있는데 “교육은 학생들이 학교를 떠날 때 학교에서 배운 것을 제외한 나머지“라고 하였다. 그는 또 기존의 지식은 죽은 것이라 하였고 지식의 최대량을 다음세대에 계승하기 위한 도구로서의 학교를 강하게 부정하였다. 획일적 지식의 주입의 폐단과 개성적 독창성과 개인적 목표를 갖지 못하는 획일적 사회는 발전 가능성이 없는 빈곤한 사회가 된다고 하였다. 학교는 무언가를 창출해낼 수 있는 교육을 최선이라 했다.

우리 선생님들에게 이런 교육을 담당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한다. 그래야 학교도 살고 우리 아이들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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