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일우 ETRI 융합기술연구부문 에너지IT기술연구실장 |
지난달 3일,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업무보고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창조 경제에 대해 정의를 내렸다. 과학기술과 ICT 기반을 통한 이종산업 간의 융합, 이로 인한 새 부가가치 창출, 일자리ㆍ성장동력이 생성 될 것이고, 창의적 아이디어의 사업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 및 생태계 조성이 중요하며, 창조경제를 성공시키기 위해 융복합을 막고 있는 규제 완화와 창의인력 양성ㆍ연구개발투자 확대 등 장기적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도 “과학기술과 ICT, 콘텐츠, 문화예술, 인문사회과학을 융합해 새 산업을 창출하고 SW 기술을 보편적으로 활용해 국민에게 편익을 제공할 것”과 “모든 참여자들이 개방형 혁신, 상호협력, 기업가정신에 충실해 젊은이들이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제공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한바 있다.
기업들도 이에 호응해 창조 경제 실현에 나서고 있다. 이미 많은 기업들은 그 이전부터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 이종산업 간 융합 및 인력 교류, ICT를 활용한 기반 시설 구축 등을 통해 특화된 창조 경영을 실천해오고 있었다. 삼성이 시도하고 있는 인문학 전공자를 SW인재로 성장시키는 삼성 컨버전스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CSA) 사례는 좋은 예다.
이와같은 창조 경제의 정의에 따라서, 전력산업과 ICT산업 융합의 산물인 스마트그리드(Smart Grid)의 방향성을 한 번 짚어보고자 한다.
기본적으로 융합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분화적 형태라는 것이다. 스마트그리드산업은 전력산업과 ICT산업의 융합을 통해 탄생한 제3의 산업군이다. 즉, 새로운 산업 분야의 부가가치와 일자리 창출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하는 성장동력으로서 그 역할과 책임이 있는 것이다.
현재 전력산업은 유틸리티 사업자와 HW제조사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 이에 SW개발사 등의 참여를 통해 새로운 생태계를 조성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생태계 조성이란 기업의 다양한 사업화 모델을 실현하기 위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며, 개방형 글로벌 플랫폼 제공이 그 중심에 있다고 생각한다. 개방형 플랫폼상의 이러저런 서비스 응용들이 생겨나면, 사용자가 능동적인 개체가 되어 원하는 다양한 목적을 얻을 수 있게 됨으로써 기술개발-사업화-소비자 이익ㆍ요구사항 생성-기술개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장기적 로드맵 구축에 있어서 선행되어야 할 내용이 몇 가지 있다.
우선 국민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실시간 전기요금을 현실화해야 한다. 그리고 국가 기간망의 특성상 산업과 시장의 확대를 위해서는 초기에 정부의 강력한 지원정책 등을 통해 어느 정도 규모의 시장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스마트그리드 거점도시 구축 등 다양한 실증사업과 더불어 우리가 무기로 삼을 수 있는 스마트그리드 SW 진흥정책을 포함한 스마트그리드 핵심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투자를 통해 자생적 생태계 구축 마련이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은 우리의 강점인 통신 인프라와 그 상위에서 오픈 마켓 형태의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들을 실현할 수 에너지 SW 플랫폼이다. 이를 통해 생태계 요소들 간 에너지 콘텐츠의 원활한 유통을 기반으로 소비자 참여ㆍ니즈형 서비스가 나타날 것이다.
사실 창조 경제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기존의 융합산업에서 추진하고자 했던 내용들을 정량적으로 구체화하고 이를 가시화해 제대로 실현하자는 데 의의가 있다. 또 정부의 창조경제 가이드가 점차 구체화 됨에 따라 기업들도 이에대한 반응이 점차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다가올 창조 경제 시대에는 스마트그리드가 융합의 대표주자로서 에너지 경제를 창조할 수 있는 역할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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