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이웃간 작은 도움은 주고받을 뿐 아니라 마을의 치안문제나 학교주변 환경개선 등에 대해서는 관심을 나타냈다. 가족에 대해서는 90%의 신뢰도를 보인 반면 처음 만난 사람은 5.7%의 신뢰도를 보이는 등 타인에 대한 강한 불신감을 보였다. 공공기관에 대한 신뢰도에서 시민들은 대전시 의회 및 자치구 의회에 대해서는 낮은 신뢰도를 보인 반면 동주민센터, 시민단체와 생협 등 풀뿌리운동단체 등에 대한 신뢰도는 높았다.
이웃간 신뢰도가 낮다는 것은 상호간 무관심하게 생활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같은 현상은 우리 지역 대전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현대사회가 개인화돼 감은 물론 대가족이 아닌, 1인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이웃간 소통 없이 지내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일반화됐다.
상호간 소통 없이 이웃의 신뢰도를 높일 수는 없다. 결국은 상호간 소통을 활발하게 이끌어내는 방법이 어떤 것인가를 찾아야 한다. 오늘날 동호회 중심의 문화가 널리 유행하는 이유 역시 마을 내부에서의 소통부재 즉, 이웃간 신뢰도 부족 등을 이유로 취미가 같은 사람끼리 모여 소통하는 해방구인 셈이다.
결국 이웃간 신뢰도를 높이려면 자치단체나 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사회 전반에 소통의 문화를 확산해가는 노력이 절실하다. 특히 사회적 약자에 대한 소통의 폭을 넓히기 위해 다문화가족 행사, 독거노인 행사 등 다양한 행사를 펼쳐나가는 것도 바람직하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눈에 띄는 것 가운데 하나는 국회, 정당, 행정부의 신뢰도가 가장 낮다는 점이다. 사회 지도층의 신뢰도가 땅에 떨어졌음을 시사해주고 있다. 행사하는 권한은 막강한데 비해 신뢰도는 보잘것없어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특정한 국가가 선진국이냐 아니냐를 판가름하는 지표의 하나가 바로 사회 지도층의 신뢰도라는 점도 공직자들이 눈여겨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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