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대전 대덕구 송촌동 일원에서 피의자 A씨가 채무자를 살해 후 암매장한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
A씨는 경찰관과 함께 사무실에 들어선 후 곧바로 범행을 재연했다. 사건 당일 A씨는 사무실에서 PC게임을 하고 있었고 피해자 B(50)씨는 휴대전화 통화를 하고 있었다. A씨는 B씨가 전화를 끊은 후 빌려간 돈을 갚으라고 재촉했고, B씨는 선배한테 말버릇이 안 좋다며 받아쳤다. 이어, B씨는 A씨의 머리와 뺨을 때렸다고 진술했다.
결국, 이들은 서로 멱살을 잡고 몸싸움을 벌였고 B씨가 다른 둔기로 A씨의 머리를 때리며 일이 커졌다. 몸싸움을 벌이다 바닥에 함께 넘어졌고 A씨는 쓰러진 B씨를 발로 걷어차기도 했다. 흥분한 A씨는 탁자 위에 있던 흉기를 들고 B씨를 7차례 찔러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의 물음에 김씨는 “말다툼을 벌이다 피해자에게 머리와 뺨을 맞았다. 흥분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답했다. 살해 후 A씨는 끈을 이용해 시신을 묶은 후 사무실 앞에 주차된 승합차에 시신을 옮겼다. 고민하던 A씨는 현장에서 2㎞ 정도 떨어진 대덕구 송촌동의 한 야산 입구로 이동했다. B씨의 시신을 암매장하기 위해서다. 시신을 암매장한 곳은 아파트단지와 상가건물, 작은 등산로가 위치한 한적한 장소. 경찰관들과 함께 A씨가 사건현장에 들어서자 주민들이 현장에 몰려들며 혀를 내둘렀다. 암매장 장소에서 경찰과 주민 등 30여명은 20여분간 잔혹한 범행과정을 지켜봤다.
현장을 지켜보던 한 주민은 “세상이 무섭다. 사람을 죽인 것도 모자라 암매장까지 했다니 믿어지지 않는다”며 “등산로를 가끔 이용하는 데 당분간 이용하지 못하겠다”고 밝혔다.
암매장한 장소는 야산 입구와 건물 사이에 가려져 있어 범행 현장을 숨기기 쉬운 곳이었다.
A씨는 시신을 암매장한 모습을 몇 분간에 걸쳐 재현했다. 경찰에 김씨는 “범행을 후회하고 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현장검증을 마지막까지 지켜본 주민은 “조용하던 마을에서 너무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밤에 나오기가 무섭다”며 혀를 찼다.
대덕경찰서는 빚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 채무자를 살해 후 암매장한 혐의로 A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A씨는 지난 10일 오후 6시께 대덕구 법동의 한 사무실에서 B(50)씨를 살해한 후 송촌동 야산으로 이동해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다.
조성수 기자 joseong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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