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청사 '승용차 요일제' 유명무실 지적

시행 한달 밤샘주차 등 위반 수두룩… 시스템 미비·인력부족 '단속 손놔'

충남도가 도청신청사의 주차난 해결을 위해 시행 중인 '승용차 요일제'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일부 도청 직원들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요일제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지만, 도 담당부서는 사실상 단속에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24일 도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도청신청사 지하 1층과 2층 주차장에서 승용차 요일제를 시행하고 있다. 다만 지상 주차장(526면)은 요일제에서 제외했다.

이는 신청사 주차난 문제를 해결하고 도청을 찾는 도민과 방문객들의 편의를 위해서다. 따라서 지하 1층 주차장(237면)은 관용차와 민원인 등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지하 2층 주차장(579면)은 주로 도청 직원들과 용역원, 상시출입자 등이 이용하도록 규정을 정했다.

그러나 시행 한 달 가까이 됐지만, 제도 정착은 아직 멀어 보인다.

위반차량 임에도 불구하고 막무가내로 지하 주차장에 진입하는 '간 큰 얌체족'과 전날 주차해놓고 차를 빼지 않은 '밤샘 주차족' 때문이다.

특히 위반차량을 단속할 인력이 없다는 점은 가장 큰 문제다. 주차단속권을 가진 공무원은 청사관리계 소속 직원 1명뿐이다.

실제로 이날 기자가 지하 1층과 2층 주차장을 확인해 본 결과, 요일제 위반차량이 수두룩 했다.

이날(수요일)은 차량 끝번호가 3번과 8번인 차량은 지하주차장으로 진입해서는 안되고 전날 주차했던 차량은 지상으로 옮겨야 하지만, 불편하다는 이유로 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

이와 함께 경차 주차구역이 마련됐음에도 일반차량 구역에 주차한 경차들로 인해 가뜩이나 부족한 주차공간을 줄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청원경찰 A씨는 “주차장 출입구에서는 요일제 위반차량에 대한 통제가 불가능 하다”며 “위반차량 임에도 막무가내로 들어오는 차량이 많은데다, 입주기관 직원차량은 통제가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전 청사 때는 청원경찰이 청사 방호와 함께 주차관리 업무까지 맡아왔으나, 신청사로 오면서 인력이 줄고 청사 면적이 확대되면서 주차관리 업무는 청사관리계로 넘어간 상태다.

주차관리 담당부서인 청사관리계에서는 내부 통신망을 통한 직원들의 요일제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지난주 요일제 위반차량 20대를 적발해 개인들에게 통보했다”며 “주차시스템 강화 등을 통해 앞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