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 우선 배치 정책과 공무원 정원 및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초등학교에 나가 있는 상담교사가 가뭄에 콩 나듯 하기 때문이다.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학교 내 전문상담인력은 정식 교원인 상담교사 59명(Wee 센터 포함), 계약직 신분인 상담사 116명 등 모두 175명이다.
대전 전체의 상담인력은 지난해 158명(상담교사 26명, 상담사 132명) 보다 소폭 늘었다.
하지만, 초등학교에 배치된 전문 상담인력이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는 것은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대전 140여 개 초등학교 가운데 전문 상담인력이 배치된 곳은 고작 7곳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모두 계약직 상담사일 뿐 전문 상담교사가 배치된 곳은 아예 없다. 대다수 초등학교에서는 궁여지책으로 일반 교사가 상담을 대신하고 있다.
반면, 대전 시내 중·고교에는 상담교사 또는 상담사 등 전문 상담인력이 100% 배치돼 대조를 보였다.
초등학교에 전문상담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이유는 시교육청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정책적인 측면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교육부가 각 시·도 교육청에 상담인력을 중학교-고등학교-초등학교 순으로 우선 배치토록 하고 있어서다.
또 전체적인 전문 상담인력 확보가 여의치 않은 것도 한 가지 이유로 꼽힌다.
교육부가 시·도별 숫자를 정하는데 공무원 정원과 예산을 각각 관장하는 안행부와 기재부가 제동을 걸 경우 수포로 돌아가기 일쑤다.
실제 교육부는 지난해 초 상담교사 1000명 추가 확보 계획을 추진했지만, 부처 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채용은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이러는 사이 초등생 범죄는 성인 범죄 뺨치게 흉포해지고 있다.
지난달 강원도 원주에선 초등생 3명이 20대 지적장애 여성을 성폭행했다가 덜미를 잡혔으며, 충북 청주에서도 남자친구와 공모해 자신의 아버지를 상대로 수천만원을 갈취한 초등생이 검거되기도 했다.
민주당 김현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8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14세 미만이 저지른 5대 범죄는 모두 3071건에 달한다. 절도가 1829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폭력 1148건, 강간 및 강제추행 73건, 강도 20건, 살인 1건 등의 순이었다.
초등학교에 대한 상담교사 확보가 뒷전으로 밀린 사이 나타난 문제점으로 정책적인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