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조정실 산하 한국행정연구원이 정부세종청사 공무원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업무 효율성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지적됐다. 이들 공무원은 새정부 출범 이후 강조된 스마트워크 및 화상회의 필요성을 절감하나 전혀 활용하지 못한 채 국회나 수도권 중앙부처에 수시로 다녀와야 하는 등 비효율적인 업무행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답했다.
얼마 전 국무조정실이 서울 정부중앙청사 9층 전체를 사용하며 사실상 서울청사에 재입주한 것 또한 겉으로는 업무의 효율성 확보를 빌미로 내세우고 있다. 서울청사 재입주는 비단 국무조정실에 국한된 사안은 아닐 것이다. 때문에 이런 부작용과 비효율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범정부적 대안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물론 국무조정실도 재입주에 대한 비난여을 의식한 듯 '서울청사의 총리 집무실과 접견실, 수행원 대기실 등을 제외한 나머지 사무실은 최대한 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언제 어느 때, 어떤 부처에서 또다시 그 같은 재입주를 단행할지 모를 일이다.
설문에 응답한 공무원들 역시 국회 분원과 청와대 제2집무실 설치를 비롯해 세종시로 중앙부처의 추가 이전, 국회 업무관행 개선 및 영상·화상회의 강화 등의 필요성을 지적하고 있다. 정부세종청사의 먼 미래를 위해 정부가 귀담아 들어야 할 사안이다.
특히 정부는 세종청사 공무원들이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만나야 될 외부 인사를 세종시에서 보다 수월하게 접촉할 수 있도록 대규모 호텔 유치도 서둘러야 한다. 세종청사 이주 공무원들이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환경을 갖춰 나가는 것은 다른 어떤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 낯선 곳으로 이주해온 공무원들에게 불편한 점이 어디 한두 가지겠는가.
이번 설문조사에 응답한 공무원의 51.3%가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에게는 업무효율성 못지않게 생활의 편리성 또한 중요하다. 이들 공무원들이 느끼는 소외감이 어떤 것이며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를 정부 당국은 깊이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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