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포에서는 상주들의 상복을 만들 옷감부터 상두꾼들이 쓸 여러 가지 용품들을 취급하였다. 마을의 결혼한 여인네들은 상포로부터 가져온 삼베 등 옷감들을 가지고 사자가 입고 갈 수의부터 시작해서 상주들이 입을 상복을 일일이 마름질하고 바느질해서 만들었다. 특히 수의를 만드는데 정성을 기울였다. 마름질하고 바느질하여 수의를 만들 때 마지막 마무리를 잘 하고 갖추어야 할 것들 가운데 혹시 빠진 것이 있는지 잘 챙기도록 하였다. 만약 수의를 바느질하다가 바늘이 꽂힌 채로 장례를 치르면 상주에게 해가 되는 일이 생길 수 있다는 믿음에서였다. 장례를 치르고서 상주의 옆구리가 갑자기 아파서 아는 사람에게 물어 보니 수의의 옆구리 쪽에 바늘이 꽂힌 채로 장례를 치러서 그렇다고 해서 다시 살펴보니 실제로 옆구리에 바늘이 꽂혀있어 빼냈더니 아픔이 사라졌다는 이야기 등을 하면서….
이렇듯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온 마을 사람들이 장례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만약 가족이 없는 사람이 돌아가면 이 집, 저 집에서 초상 치를 일에 필요한 비용을 조금씩 걷어서 아무리 외롭게 돌아갔다 하더라도 마지막 가는 길만큼은 마을사람들 모두가 함께하여 사자가 외롭지 않도록 하였다.
정동찬·국립중앙과학관 전시개발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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