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일하지만 최저생계비도 못건져…” 벼랑끝 편의점·동네슈퍼

  • 사회/교육
  • 노동/노사

“밤새 일하지만 최저생계비도 못건져…” 벼랑끝 편의점·동네슈퍼

최근 소상공인 잇단 자살, 대형마트·SSM에 밀려 대전 점포 절반 “경영난”

  • 승인 2013-04-22 18:20
  • 신문게재 2013-04-23 5면
  • 이영록 기자이영록 기자
“불과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자신이 부지런하기만 하면 먹고사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어요. 지금은 아무리 바삐 움직여도 손님이 찾질 않으니 대책이 없네요.”

최근 편의점 가맹점주와 동네에서 작은 슈퍼마켓을 운영하던 소상공인들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

유서에도 나타났듯이 심각한 경영난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사력을 다해 부지런하게 일을 해도 최저생계비조차 벌기 어려운 현실이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소상공인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수년 전부터 전통시장이나 동네 소규모 슈퍼의 경우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과의 경쟁에서 밀려 갈수록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손님이 지속적으로 급감하면서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대형마트나 SSM에 대해 의무휴업을 실시하고 있지만 동네 슈퍼의 사정은 녹록지 않은 게 현실이다.

대형마트 역시 그들대로 매출이 하락했다고 각종 통계치를 제시하면서 어려움을 하소연하고 있지만 소상공인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10년째 서구 정림동에서 슈퍼를 운영하는 A(47)씨는 “아마도 대전지역 동네 슈퍼 10곳 중 절반 정도는 하루 벌어 먹고 살기 바쁜 게 현실일 것”이라며 “예전에는 부지런하게 움직이면 자식 교육이나 생계에 문제가 없었지만 이제 그 시대는 지났다”고 하소연했다.

중구 대흥동에서 조그만 가게를 운영하는 B(52)씨도 “별 보고 일을 시작해서, 별을 보고 일을 마무리해도 하루 수익이 5만원이 채 안 되는 날이 많다”며 “몸은 몸대로 축나고 이익은 턱없이 적어 하루하루 버티기가 힘들다”고 어려움을 전했다.

통계청의 산업분류 조사 자료에 따르면 사업장 면적이 165㎡ 미만일 경우 슈퍼마켓도 아닌 '기타 음식료품 위주 종합소매업'으로 분류된다.

2009년 12월 31일 기준으로 대전의 '기타 음식료품 위주 종합소매업' 수는 2244곳이었지만 2010년 2143곳, 2011년 2068곳으로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전국 상황도 마찬가지여서 2009년 말 기준으로 8만3954곳이던 것이 2010년 7만9193곳, 2011년 7만6043곳으로 줄고 있다.

대전슈퍼마켓협동조합 관계자는 “동네 슈퍼의 감소세가 뚜렷한 것은 사실”이라며 “미뤄 짐작하건대 경기침체와 가격 경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문을 닫는 슈퍼가 증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4.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5.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