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봉완]평화(平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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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봉완]평화(平和)

[시사 에세이]최봉완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교수

  • 승인 2013-04-22 14:13
  • 신문게재 2013-04-23 20면
  • 최봉완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교수최봉완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교수
▲ 최봉완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교수
▲ 최봉완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교수
평화란 인간집단(개인, 조직, 나라 등 ) 상호간에 충돌이 일어나지 않는 상태라고 정의된다. 종교적으로는 우리 스스로의 마음에 자리잡은 탐욕이 무(無)와 일치할 때 충돌이 없는 평화가 존재한다고 한다. 또 다른 종교에서는 하늘로부터 임하는 초자연적인 그 무엇이 우리에게 평화를 가져다 주다고 한다. 다 맞는 말인 것 같다. 어느 평화든 무엇으로부터 평화를 이루고자 하는 상대가 있다. 불과 며칠전 미국 보스턴에서 이해할 수 없는 폭탄테러가 발생했다. 무고한 보스턴 시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은 언제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는 테러에 대한 불안감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불안감에서 벗어나 테러집단이 없는 평화로운 사회와 국가에서 살기를 갈망할 것이다. 테러의 불안과 공포에서 벗어나는 것 또한 평화의 한 부분일 수 있다.

오래전 야기된 경제위기는 우리 주변의 많은 가정과 기업을 파괴시켰다. 한 가정의 가장, 기업의 CEO들은 어려운 경제 현실 속에서 무한한 자괴감과 공포를 느낀 것으로 알고 있다. 이들이 진정 바라는 평화는 경제사정이 나아져서 기업이 잘되고 가정과 사회를 지킬 수 있기를 소원할 것이다. 이들에게 진정한 평화는 가정이 원만하며 이를 통해 기업과 사회가 부유해지는 것일 수 있다. 필자는 주변에서 인간적인 갈등이나 충돌을 종종 목격한다. 갈등 중에서 사람과 사람간의 갈등이 가장 많은 수를 이루고 있다. 상대방을 미워하고 시기하고 더 나아가서는 모함까지도 자주하는 일을 본다. 그러나 그 누구에게 질문해 보아도 갈등관계에 있는 상대방을 비난할 때 본인의 마음에 평화는 없다고 한다. 오히려 조그만 양심을 지니고 있다면 이때가 가장 불편한 마음임을 고백한다. 대화를 하든 타협을 하든 갈등이 해결되었을 때 더욱 공고해 지는 관계, 진정한 마음의 평화가 임한다. 옛 문호(文豪) 레오 톨스토이는 그의 대작인 『전쟁과 평화』에서 조금 더 차원 높은 평화를 이야기한다. 전쟁의 처참함 속에서 역사와 인간에 대해서 겸허한 자세를 지닌 한 등장인물(쿠트조프)이 역사에 오만한 모습을 보이는 나폴레옹에 대해서 승리하는 진정한 평화를 이루는 과정을 보여준다. 아마도 역사와 대세를 거스르지 않는 한 인간의 모습이 당시 국가를 전쟁의 폐허에서 벗어나 평화를 쟁취 한다는 역설을 담고 있다.

우리의 현실로 돌아가 보자. 전쟁의 폐허에서 보릿고개를 넘어 지난 60년 동안 세계 10위권의 경제국가로 성장하는 기적을 이루었다. 물론 여러번의 경제위기와 안보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우리 국민의 저력이 오늘의 우리가 있게 했다고 필자는 굳게 믿는다. 정리해보면 우리는 앞서 말씀 드린 것과 같이 평화를 갈망해야 하는 여러 가지 대상을 지니고 있다. 테러의 위협, 전쟁의 위협, 경제적 위협, 인간 개인적인 갈등의 위협을 상시적으로 받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위협이 계속된다면 어떤 종류이든 진정한 평화를 이룰 수 없다고 생각된다.

특히 최근 우리는 북한으로부터의 다양한 위협을 받고 있다. 전에 겪었던 그 어느 위협보다도 강도 높은 위협이 지속되고 있다. 먹고사는 것이 위협이 되었던 시기를 지나 경제적인 위기도 수차례를 극복한 우리 민족은 이제 역사와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는 모습으로 현 위협을 극복하고 평화를 쟁취해야 한다. 북한의 지도부나 내부사회의 현실을 볼 때 우리국민들의 생각은 전쟁은 절대로 안 일어난다고 보는 것이 아니라 전쟁은 속수무책이고 선택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생각과 제도가 다른 집단 간의 경쟁방법의 하나인 대화를 택해야 하고 우리정부는 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거둔다면 남·북간의 대화는 이질집단간의 정치가 될 수 있다. 전쟁은 피를 부르는 정치이지만 정치는 이질집단간 피 흘리지 않고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수단이다. 역사를 직시하고 대세를 따르는 지혜와 더불어 피 흘리지 않는 '정치인 대화'에서 승리하는 것이 진정한 평화를 이루는 것이라고 필자는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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