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재호 목원대 금융보험부동산학과 교수 |
그런데, 발표 이후 일부 불만과 추가적인 요구가 계속 나왔다. 서울·수도권과 지방과의 역차별, 신혼부부의 소득에 대한 상향조정 등 혜택을 보지 못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결국 정책당국이나 정치권에서 추가적인 규제 완화로 조정했다.
결국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의 취득세는 대책발표 당시 주택가격 6억원과 전용면적 85㎡ 기준이 바뀌어 주택규모와 관계없이 6억원 이하 기준만 적용된다. 신규·미분양주택과 1세대1주택자가 보유한 기존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의 향후 5년간 양도소득세 면제 조건은 기존 9억원 이하와 전용면적 85㎡ 조건을 6억원이하 또는 85㎡ 중 하나만 충족하는 것으로 완화했다.
기존 주택에 대한 양도세 면제 혜택은 과거 어느 정부에서도 사용하지 않았던 강력한 대책이다. 이러한 강력한 규제 완화가 타당한 지에 대한 논란은 일단 논외로 하고 이번 대책으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이나 문제점은 없는지 살펴보자.
첫째, 취득세와 양도세 감면은 주택거래가 성수기와 비수기 관계없이 이루어지면서 주택 시장의 왜곡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2011년의 취득세감면과 2012년의 취득세감면·미분양주택 양도세 면제로 나타났던 것처럼 감면 시행이 종료직전에 거래량이 증가되고 종료이후에는 거래량이 급감했던 현상이 나타났다. 이번 대책도 마찬가지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며, 시행 종료 이후에는 추가적인 조치를 요구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이번 대책으로 인한 가계대출 증가와 가계부실 가능성에 대한 우려다. 정부는 자금 여력이 충분한 다주택자들에게 추가 주택구입을 유도하고 한편으로 생애 처음으로 주택을 구입하도록 주택거래를 활성화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효과는 주택가격이 상승한다는 조건이 전제되어야 한다. 만약 주택가격이 하락하거나 상승이 미미하게 된다면, 하우스푸어를 양산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셋째, 국가 재정 적자 폭의 확대다. 2012년 국가채무가 443조원으로 2011년 420조원보다 23조원이 증가되어 국내총생산(GDP)대비 국가채무비중이 34.9%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정부는 이번 부동산 대책을 위한 적자보전액을 포함한 19조3천억원의 추경예산을 세웠다. 조세수입 감소로 인한 국가채무에 대한 부담은 결국 우리 스스로가 언젠가 어떤 형태로든지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넷째, 가장 기대를 모았던 하우스푸어와 렌트푸어에 대한 지원 대책은 여전히 실현가능성이 낮다. 하우스푸어가 자신의 소유권을 포기하면서 쉽게 지분을 매각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집주인이 렌트푸어(세입자)를 위해 담보 대출을 받을 가능성도 크지 않다. 만약 집주인의 기존 담보대출이 있는 경우에는 추가적인 대출로 인해 금융 부채가 많아질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제시하는 각종 인센티브에도 불구하고 담보 대출을 받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대책 적용 시기의 일관성 부재다. 취득세 면제는 대책 발표일인 4월 1일로 소급 적용되고, 양도세 면제는 상임위 통과일인 4월 22일 이후로 결정했다. 또한 하우스푸어·렌트푸어에 대한 지원을 제외한 주거복지대책은 과거 정부의 수준 정도에 지나지 않고 생색내기에 불과하다. 아울러 여전히 지역별 상황을 고려하지 못한 서울 수도권 위주의 대책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번 대책은 주택거래 촉진을 위한 단기적인 부양대책이었다면 정부는 앞으로 서민주거안정과 안정적인 부동산시장을 위해 중장기적인 방안 마련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지역별 상황을 고려해야 하며, 경우에 따라서 지자체에 대책수립의 권한을 이양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취득세, 보유세, 양도소득세에 대한 조세정책 방향 정립과 국세와 지방세의 조정 등 부동산 조세제도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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