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이 건양대병원 안과 교수 |
일반적으로 60세가 넘으면 50%, 70세가 넘으면 70%, 80세가 넘으면 거의 100%에 가까운 발병률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당뇨병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발병시기가 더 빨라서 40~50대에 백내장을 경험하기 시작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20~30대의 청년기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최근 들어서는 환경오염으로 인한 오존층 파괴로 자외선에 많이 노출되는 등의 이유로 30, 40대의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백내장은 시력장애로 인해 일상생활이나 근무할 때의 불편감, 보행장애, 운전장애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치료의 필요성이 있다. 백내장이 심해지면 녹내장으로 악화되고 수술이 더 어려워지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의 수술이 필요하다. 백내장에 대해 건양대병원 안과 고병이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보자.
▲원인과 증상=백내장의 발생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많은 이유는 노화라고 알려져 있다. 때로는 선천적으로 백내장을 가지고 태어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아토피, 흡연, 당뇨, 자외선, 영양소 불균형, 유전적 소인 등으로 젊은 사람에게도 나타날 수도 있다.
백내장의 가장 흔한 증상은 수정체가 혼탁해지면서 안개가 낀 것처럼 뿌옇게 보이는 것이다. 맑은 날 야외에 나서면 눈이 부시며, 밝은 곳보다 오히려 어두운 곳에서 더 잘 보이는 증상이 있을 수도 있다.
심하게 진행된 경우에는 아기동자(동공)가 하얗게 변한 것을 볼 수도 있다. 백내장에 의한 합병증으로 녹내장이 발생하면 안구통증과 두통이 나타나기도 한다.
사물이 이중으로 보일 수 있으며, 노안으로 책을 볼 때 돋보기를 끼던 사람이 일시적으로 돋보기 없이 볼 수 있게 되는 '제2의 시력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치료법과 수술시기=초기에는 백내장의 진행을 억제하는 목적으로 여러 종류의 안약과 내복약이 사용된다. 하지만 아직 백내장을 완전히 제거하는 약물요법은 없으며, 결국 혼탁한 수정체를 맑은 인공수정체로 대체하는 수술을 시행한다.
과거에는 백내장 수술을 심하게 될 때까지 두었다가 수술해야 했으나, 현대에는 수술장비와 수술기술의 발전으로 백내장의 심한 정도에 관계없이 어떤 시기에도 수술이 가능하게 됐다.
백내장의 수술시기는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낄 정도로 시력이 떨어지거나, 직업에 지장이 있다고 생각될 때 권하게 된다. 갑자기 밝은 곳에 나섰을 때 앞이 보이지 않는 주맹증이 있거나 높낮이 조절이 잘 안돼 낙상 우려가 있다면 수술을 서두르는 것이 좋다.
백내장이 너무 심해져서 동공이 희게 될 때까지 수술을 안하면 합병증으로 염증이나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어 수술하기가 더 어려우며, 수술후 회복속도도 느리다.
수술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국소마취로 시행되며 혼탁이 생긴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삽입한다. 최근에는 최신 초음파유화흡입기를 이용한 수정체유화술을 시행하고 있으며, 2~2.5㎜이하의 미세절개로 수술하므로 수술 후에 난시가 적고 회복이 빠른 장점이 있다.
인공수정체는 일반적으로 단초점 인공수정체를 사용하기 때문에 수술후 안경을 착용해야 하지만, 최근에는 노안교정용 인공수정체(먼 거리와 가까운 거리를 동시에 볼 수 있는 렌즈)가 도입돼 안경없이 생활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수술전에 난시가 심했던 눈도 백내장 수술을 하면서 동시에 난시를 교정할 수 있는 난시교정용 인공수정체를 사용하거나 난시교정 각막절개술을 함께 시행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수술후에 백내장이 생기기 전의 시력을 되찾을 수 있지만, 백내장이 없었을 때에도 시력이 좋지 않았거나 70세 이상의 고령인 경우나 각막혼탁, 당뇨망막병증, 고혈압망막병증, 포도막염, 유리체 혼탁, 망막박리, 황반변성, 고도근시, 녹내장, 시신경 위축 등의 다른 눈질환이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 비해 수술후 시력이 좋지 않을 수 있다.
고병이 교수는 “눈이 뿌옇게 보이거나 시력저하가 발생한 경우에는 늦지 않게 안과전문의를 찾아서 정밀한 진찰을 받아야 하고, 만일 백내장으로 진단받았다면 적절한 시기에 수술을 받으면 시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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