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특별법 새국면 예고…옛 도청터 국유화 초점

대전·충남·대구·경북 새로운 대안제시 5천억 정부부담… 오늘 임시국회 재논의

'도청이전특별법 개정안'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그동안 막대한 재원 소요로 정부의 강력한 반대로 표류해왔지만, 대전·충남·대구·경북 등 4개 시·도가 정부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21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주 4개 시·도 대표는 국토교통부를 방문해 도청 이전 부지를 국가가 국유화하는 것까지만 개정안에 담고, 이에 따른 토지비용을 도에 지불하도록해 도청 이전비용을 충당하도록 하겠다는 내용을 제안했다.

기존의 법안들이 도청 이전비용과 옛 도청사 활용계획까지 모든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면, 새로운 제안 내용은 옛 도청사 부지를 국유화하는 내용만 법률안에 담겠다는 계획이다. 옛 청사부지를 국유화할 경우 정부가 부지에 대한 대가를 주인인 도에 지불하면, 도 입장에서도 이전을 위한 재원이 마련되는 셈이다.

지난 2월 국회 국토해양위원회는 법안소위를 열어 '도청이전을 위한 도시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3개 개정안의 심사를 했으나, 통과를 보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정부부처인 국토부와 기획재정부 관계자들은 막대한 정부 예산 부담을 이유로 법안통과를 강력 반대했다.

현재까지 도청이전 특별법 개정안은 강창희 의장이 발의한 법률안과, 박수현 의원 법률안, 이명수 의원 법률안 등 3개안이 계류중인 상태다. 대전은 강창희 의장이 발의한 법률안 통과를 염원해왔지만, 도청사 신축비와 부지매입비 등 도청 이전 비용 전액과 기존 도청사 활용계획을 국가가 수립하도록 하면서 정부 재정부담액이 3조5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박수현 의원 법률안은 도청사 신축비와 부지매입비, 진입도로 비용 등을 국비 지원하는 내용으로 옛 도청부지에 대한 내용을 전혀 담지 않고 있어 대전시와 대구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4개 시·도가 이번에 합의, 제안한대로 정부가 입장을 받아들일 경우 소요 재원은 5000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이같은 내용과 함께 도청 소재지의 진입도로 개설비를 기존 50대 50에서 정부부담을 70%로 늘려달라는 요청도 함께했다.

시 관계자는 “국토부에 이같은 의견을 제시했으며, 국토부가 재정기획부랑 협의가 잘 이뤄질 경우 정부안으로 이같은 내용을 확정할 수도 있다”며 “무엇보다 빠른 새로운 도청이전지 안착과 옛 도청부지 활용 문제가 급한 해결과제인 만큼 4개 시ㆍ도가 합의안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2일 개회하는 임시국회에서 도청이전특별법 개정안 처리를 재논의할 예정이며, 국토교통부가 어떤 대안을 제시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