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대전시가 시립병원 건립 의지를 내비치면서 진주의료원 사태는 우리 지역 주민들에게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동구의 경우 시립병원 유치를 위한 공개적인 움직임마저 수차례 드러낸 상태다. 최근에는 한현택 동구청장을 비롯해 동구의회 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용운동 도시개발사업 타당성 검토 용역 최종보고회를 개최해 이곳이 의료시설용지로 양호하다고 밝힌 바 있다.
동구는 이에 앞서 지난 10일에도 '건강도시 행복동구 육성을 위한 공공의료 강화방안'을 주제로 동구포럼을 개최, 동구의 취약한 의료기반을 강조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다소 과열 기미마저 보이고 있다. 그러나 진주의료원 사태 뿐만 아니라 전국 34곳 의료원 운영실태를 비춰볼 때 시립병원 건립 문제는 서두를 일이 결코 아닌 듯 싶다. 충남의 의료원 4곳만 보더라도 운영에 힘겨운 모습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지자체의 재정자립도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이때 하필 엄청난 지자체의 예산이 요구되는 시립병원 건립을 밀어붙이는 저의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안전행정부가 최근 밝힌 대전의 재정자립도는 52.2%로 전국 244개 지자체 평균 자립도 51.1%에 엇비슷한 수치다. 지난 2007년 67.4%,2009년 54.5%, 지난해 52.7%에 비해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
물론 사회안전망 성격의 시립병원은 의료 소외계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재정자립도 현황이나 향후 소요될 예산규모 및 병원 운영 방안 등 아무런 계획도 마련하지 못한 채 공익성만을 앞세운 밀어붙이기식 시립병원 건립은 지양해야 한다.
혹시라도 시립병원 유치를 내년도 지방선거에 이용하려는 생각마저 갖고 서두른다면 자칫 성급한 시립병원 건립에 따른 부작용 또한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게다가 운영에 문제라도 발생한다면 대전시민의 혈세만 거두는 꼴로 전락할 수도 있다. 시립병원 설립, 서두르지 말고 긴 안목을 갖고 접근하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