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도시철도 2호선 논의 결과는 승용차 중심의 도시를 대중교통 중심체계로 얼마만큼 방향을 전환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민ㆍ관ㆍ정 도시철도추진위원회는 지난 17일 제9차 회의를 열고 대전도시철도 2호선의 건설방식중 저심도 완전 지하화는 검토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지하 5m 내외의 얕은 깊이에서 통과하는 저심도지하화 방식은 상·하수도관과 각종 장애물을 옮기는 게 쉽지 않고 갑천 등 하천구간은 더 깊이 들어가야 해 기술적으로나 사업비가 현실적이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이로써 노면전차 등의 지상공법과 모노레일·자기부상 등의 일부구간 지하화하는 고가공법으로 압축된 상태로, 앞으로 수개월 사이 도시철도 2호선의 건설방식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를 맞이한 셈이다.
대전도시철도 2호선은 지난해 11월 지상 고가방식을 기준으로 1단계 28.6㎞에 1조3617억원의 예비타당성 심의를 통과한 바 있다. 시는 올해 2호선 설계에 착수해 내년에 사업을 착공하려면 올해 상반기 중에는 건설방식과 기종을 결정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기술·경제적 측면에서 두 건설공법 모두 대전에 도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결국 도시철도 2호선 논의는 대중교통 정책에 모일 전망이다.
대중교통보다 상대적으로 도로망이 잘정비된 대전은 1년에 승용차 1만3000대가 증가해 1조800억원의 교통혼잡비용을 감당하고 있다.
인구 1인당 휘발유 사용비용이 연간 33만원으로 울산(40만원) 다음으로 높아 가구당 승용차 교통비용 증가는 경제활동을 오히려 위축시키는 부작용을 겪고 있다.
따라서 승용차 중심의 교통체계를 대중교통 중심으로 전환하는데 이번 도시철도 2호선 건설방식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호선을 건설할 때 기존의 넓은 차선을 그대로 유지하느냐, 또는 차선을 줄여 대중교통 전환을 이끌어내느냐는 뜨거운 이슈가 될 조짐이다.
여기에 정책결정의 중요한 시점에 추진위원들과 시민에게 전달되는 정보가 사전에 검증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당초 예상한 사업비보다 실제 사업비가 상당히 늘어난 경우나 트램ㆍ노면전차 등의 사고 경향 등은 분석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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