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고교생의 방과후학교 지도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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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고교생의 방과후학교 지도교사

  • 승인 2013-04-17 18:33
  • 신문게재 2013-04-18 21면
일선 초등학교의 '토요방과후학교'와 '토요돌봄교실'의 지도교사로 고등학생이 나선다면 혹시라도 염려스러운 점은 없을까? 만년고를 비롯해 둔천초, 만년초 등 3개 학교가 17일 체결한 '토요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운영 지원 협약'이 바로 이 같은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 이번 협약 체결로 만년고 학생들은 만년초 돌봄교실, 마술, 생활스포츠 등 토요방과후활동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해 초등학생 지도에 나선다는 것이다. 또 둔천초 방송댄스부,미술부,뉴스포츠부 활동에도 도우미로 참여하게 된다.

그러나 이번 협약으로 인해 몇 가지 우려가 앞선다. 먼저 지도교사로 나서는 고교생들이 특정 분야에 얼마나 전문성을 갖췄느냐 하는 점이다. 이 같은 생각은 해당 초등학교의 학부모들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만년고는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초등생 지도를 위한 기본 소양을 학교에서 미리 교육한다고는 하나 짧은 기간 내에 초등생들의 지도교사로 나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물론 토요방과후학교 프로그램 구성 및 강사진 선정에 해당 학교마다 많은 어려움이 뒤따르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고교생이 초등생의 방과후학교를 지도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인 듯 싶다.

게다가 요즘 초·중학교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학생과 교사, 학부모와 교사 간의 각종 불미스러운 사건사고만 보더라도 고교생의 초등생 지도는 걱정이 앞선다. 수업 중 자칫 사고라도 발생한다면 그 책임의 일부는 고스란히 고교생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아울러 이로 인해 해당 고교생은 학습활동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게 된다.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9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외부인이 학교에 침입해 발생한 사건사고는 총 1066건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대전의 경우 119건으로 서울과 경기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많이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나이 어린 고교생이 토요방과후학교 지도교사로 근무 시 발생할 수 있는 위급상황 또한 불안하기는 매한가지다.

물론 이들의 참여에 따른 장점도 없는 것은 아니다. 1대1 멘토링 활동은 자신의 경험을 초등학생들에게 들려줌으로써 그들의 고민이나 생각에 하나의 방향을 가늠해주는 상담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고교생의 사고는 아직 미완의 사고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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