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묵]창조경제가 가야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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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묵]창조경제가 가야할 길

[목요세평]이원묵 한밭대 총장

  • 승인 2013-04-17 14:20
  • 신문게재 2013-04-18 20면
  • 이원묵 한밭대 총장이원묵 한밭대 총장
▲ 이원묵 한밭대 총장
▲ 이원묵 한밭대 총장
앨빈 토플러는 『부의 미래』라는 저서에서 지금 사회는 정보화 사회를 지나 창조사회가 도래하였다고 했다. 지금은 다품종 소량에서 다품종 다량산업으로 바뀌어가고 있고, 경박단소(輕薄短小)의 가치가 낙미애진(美愛眞)을 중시하는 사회로 급변하고 있다. 또한 정보와 데이터 중심의 분권화된 사회구조가 창조적 아이디어와 개성중심으로, 그리고 경제가 지배하던 사회가 문화 중심사회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런 사회를 창조사회의 특징으로 설명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비전인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를 열기위해 국정목표 중의 하나로 창조경제 구현을 정하였다. 그동안 경제정책은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같은 수치화된 구체적 목표로 정해져 왔기 때문에 이와 같은 다소 추상적 목표설정을 이해하기 어려운 듯 싶다.

그러나 이처럼 세계 산업사회변화 추세를 보게 되면 우리 산업의 구조적 취약성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창조경제가 지향하는 정책이 무엇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동안 우리나라는 선진국기술과 산업을 벤치마킹해 조립산업(Fabrication Industry)을 중심으로 발전된 후진적 추격형 산업이었다. 우리산업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많은 분야에서 세계 일류 수준에 도달해 있으나 선진국과의 기술경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또한 새로운 문화 패러다임에 따른 세계 유일의 창의성을 갖춘 상품만이 생존하고 그러기 위해 다양한 기술과 문화가 융합되어 고부가가치의 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창조경제를 대통령이 직접 정의한 것을 보면 “창의성을 우리경제의 핵심 기치로 두고 과학기술과 ICT(정보통신기술) 융합을 통해 산업과 산업이 융합하고 산업과 문화가 융합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는 정의에서 우리 미래 산업이 가야할 목표를 분명히 하고 있다. 필자는 창조경제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정책이 꼭 포함되어야 할 것 같아 제언해 본다.

첫째로 교육혁신이 선행되어야 한다. 초중등교육의 변화는 말할 것도 없고 대학교육의 질적 향상이 필수적이다. 최근 독일을 비롯한 선진국 대학교육시스템이 매우 크게 변모하고 있다. 대학의 R&D 인프라가 크게 확대되었고 기초 연구뿐만 아니라 기술사업화, 창업에 이르기까지 대학의 학사 구조가 산학협력 중심으로 크게 바뀌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도 반값등록금 정책 이슈에만 함몰되지 말고 지역대학을 특성화시켜 미래 산업사회에 적합한 대학 교육구조로 바꾸어 나가야 할 것이다.

둘째, 강소기업을 키워야 한다. 작지만 세계 일류 기술력을 확보한 강소기업을 육성해 글로벌 히든 챔피언을 대량 육성해야 한다. 이미 독일과 스위스 같은 선진국은 수천 개의 글로벌 강소기업을 갖고 있으며 이들이 갖고 있는 기술이 타산업과 융합되어 매우 큰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셋째, 이스라엘의 후쯔파(Chutzpah) 정신이 아니라도 젊은이의 창업정신과 문화를 활성화시키고 육성시켜야 한다. 창업은 아이디어만 가지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술, 경영, 금융 등 제도적 지원과 열정과 창의력 등 정신적 요소가 함께 갖추어져야 한다. 더구나 한번 실패하면 회생하기 어려운 사회구조 속에서는 창업문화가 정착되기 힘들다. 젊은이들이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패자부활 제도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실패를 맛본 젊은이의 성공이 진정한 성공이라는 사회적 포용력과 지원제도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요즘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를 비롯하여 교육계까지 화두는 창조경제다. 이처럼 창조경제는 산업과 경제 분야뿐만 아니라 우리사회의 모든 패러다임을 바꾸고 국가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40년 동안 대덕연구단지는 많은 과학기술을 축적했고 오늘의 국가 산업을 견인하는 역할을 해왔다. 이제는 산·학·연·관이 모두 각자의 벽을 허물고 기능적 융합의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 이 지역에서도 또 다른 대덕의 르네상스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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