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의 계절' 예식업체 횡포에 피해급증

피로연 가격 뻥튀기·계약서에 없는 부대비용 청구 등

본격적인 결혼시즌을 맞은 가운데 예식업체의 횡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피로연 가격을 뻥튀기해 폭리를 취하는가 하면, 계약서에도 없는 각종 부대비용을 추가로 청구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는 것이다.

혼주나 신혼부부들은 좋은 날에 얼굴 붉히는 것을 꺼려 이렇다할 항변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예식업체의 횡포가 근절되지 않는 실정이다.

16일 대전주부교실과 신혼부부 등에 따르면 결혼시즌을 맞아 주말에 결혼식이 급증하면서 결혼예식업체들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

예식장 수에 비해 결혼을 하려는 예비신혼부부들이 몰리면서 계약과 관련한 민원부터 예식 과정에서의 불만 등 각종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일부 결혼예식업체들은 각종 비용을 패키지로 묶어 부풀려 판매하거나, 당초 계약과 달리 추가 비용을 청구하는 등 신혼부부나 혼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또 일부는 피로연 비용을 신랑과 신부 측에 이중청구해 폭리를 취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고, 밀어내기식으로 예식을 진행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상황이다.

지난달 결혼한 A(34)씨는 “피로연 비용을 정산하다가 너무 많이 청구된 것 같아 확인해 보니 신부와 신랑 측에 이중청구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하지만 업체는 '담당자의 착오'라는 짧은 답변만 내놓은 채 적반하장격으로 얼굴을 붉혔다”고 말했다.

이달 초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한 주부 B(35)씨는 “주차시설이 미흡해 많은 하객이 어려움을 겪었는데 피로연 뷔페 음식까지 떨어져 먹지도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며 “결혼예식업체들의 횡포가 갈수록 심해지는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주 딸을 결혼시킨 C(56)씨는 “당초 계약서상에는 하객들에게 화과자를 제공하는 내용이 없었지만 결혼식이 끝난 이후 청구된 계산서에는 비용이 포함돼 있었다”며 “어쩔수 없이 비용을 지불했지만 마음이 개운치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결혼예식업체들의 횡포가 근절되지 않고 있지만 대전주부교실 등에 접수된 소비자상담은 평소보다 감소한 상황이다.

혼주나 하객들이 좋은 날에 언성 높이는 일을 꺼리기 때문이다.

대전주부교실 이향원 소비자국장은 “해마다 이맘때면 결혼식과 관련한 소비자상담이 끊이지 않는다”며 “하지만 하객들이 혼주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민원을 자제하는데다가 혼주 또한 경사스런 날에 얼굴 붉히는 것을 우려해 속으로 삭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