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아파트에 거주해보지 않은 공인중개사로서도 층간 소음 여부를 알지 못해 집주인에게 물어봤지만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는 응답만 들을 뿐이다.
홍씨는 “아파트를 매입하려고 하는데 요즘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층간 소음이 나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어 고민”이라며 “소음을 내지 않는 위층 이웃을 만나야 할 텐데 그렇지 않으면 생활하면서도 불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층간소음문제가 이웃간 불화를 야기할 정도로 심각한 가운데 아파트 거래 시에도 층간소음 여부를 묻는 수요자들이 나타나고 있다.
반대로 아파트를 팔기 위해 층간 소음이 나더라도 아파트 계약을 쉽게 성사시키기 위해 대부분 이같은 사실을 숨기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달 초께 서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실에서는 아파트 계약 전 층간소음에 대해 문의하는 수요자가 방문하기도 했다.
이 매매희망자는 아파트 단지의 준공일과 아파트 브랜드에 따른 층간 소음이 다른지에도 물어본 것으로 전해졌다.
준공연도에 따른 아파트의 노후화는 물론, 아파트 브랜드와 분양가로 골조 상태를 평가하기도 했다는 것.
이 뿐만이 아니다.
동구에서 전세 아파트를 구하고 있는 이모(32·주부)씨는 앞서 전세기간이 만료되는 세입자에게 층간 소음 여부를 꼼꼼히 묻기도 했다.
앞서 거주하고 있던 세입자는 집주인과 사이가 좋지 않아 이씨에게 그동안 층간 소음에 시달려왔던 사실을 귀띔해주기도 했다.
이씨는 “전세의 경우, 세입자의 마음을 세입자가 잘 알기 때문에 앞서 살아왔던 세입자의 얘기를 들어보는 게 현명한 일”이라며 “그래도 원하는 가격에 전세를 구하기가 쉽지는 않은 만큼 층간 소음 여부는 계약단계에서 우선순위까지 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계약 전 층간 소음에 대한 문의가 나온다는 말에 아파트 소유주들은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기도 한다.
한 소유주는 “위층에 어떤 이웃이 사느냐에 따라 층간 소음 여부가 갈리는 데 이를 어떻게 제한할 수 있겠느냐”며 “층간 소음은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집주인 입장에서는 소음이 난다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한 관계자는 “층간 소음에 대한 것은 주관적인 면이 많기 때문에 계약에 영향을 준다고 쉽게 말할 수는 없다”며 “그러나 최근 들어 층간 소음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만큼 상호 피해를 주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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