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완석]한번쯤 공연예술산업에 투자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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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완석]한번쯤 공연예술산업에 투자할 수 있기를…

[수요광장]도완석 복음신학대학원대학교 문화예술치료학과 교수

  • 승인 2013-04-16 14:27
  • 신문게재 2013-04-17 21면
  • 도완석 복음신학대학원대학교 문화예술치료학과 교수도완석 복음신학대학원대학교 문화예술치료학과 교수
▲ 도완석 복음신학대학원대학교 문화예술치료학과 교수
▲ 도완석 복음신학대학원대학교 문화예술치료학과 교수
오늘은 중국 광서성 계림 양슈우시에서 시작된 공연예술산업의 기적을 먼저 예화로 들어본다. 그 지역은 불과 십수년 전만 하더라도 마약과 매음, 실업률 증가 등으로 피폐해진 가난한 소도시에 불과했다. 문화와 예술이라는 개념적인 기호조차 제로상태인 지역이었으나 1997년 광서성 정부에서 중국 제3문화혁명의 기수인 장이머우를 초빙해 지역이 소유하고 있던 전래이야기를 스토리텔링화 해 그 유명한 '인상유삼저'라는 수상뮤지컬을 만들었다. 장이머우는 왕조가, 판웨이라는 유명한 무대연출 감독을 끌어들였고 촌장보다 연출자가 계급상으로 더 높냐고 물을 정도로 무지했던 도시 실업자들을 배우로 활용했다. 또한, 그들이 사는 리강을 무대로 대형야외공연장을 만들었고 주변 산들을 조명으로 무대세트화 했다. 결과는 성공이라기보다는 대혁명이었다. 수상뮤지컬 하나로 수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매일같이 양슈우시로 몰려 문정성시를 이뤘고 그로 인해 숙박 및 요식업은 물론 지역경제가 무려 1200% 이상 상승하는 기적을 이뤘다.

어디 그뿐인가. 극심했던 도심의 치안은 물론 퇴폐적인 거리의 풍경들이 모두 사라졌으며 도시는 새로운 환경으로 탈바꿈하게 됐다. 작품제작에도 3억위안이라는 지방행정에서 엄두도 내지 못할 액수에 모두가 회의적이고 부정적이었지만 염려와는 달리 2년 반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겨 지금은 매년 투자액의 수십배에 달하는 이윤을 창출하고 있다.

이에 중국의 여러 지방에서도 이곳을 벤치마킹해 유사한 방법으로서 '인상유삼저'와 같은 유형의 작품들을 만들어내 똑같은 성공신화를 거두게 됐다. 이 기적의 프로젝트가 바로 장이머우의 '인상시리즈 수상뮤지컬' 작품이다. 현재 양슈우 외에도 항주, 소주지방에 '인상서호'와 운남성의 '인상리장', 하이난 지역에 개설한 '인상 하이난' 등이 그것이다.

그 외에도 중국 정부에서는 이런 공연산업을 더욱 활성화해 중국의 유명관광지에는 어느 곳이나 유사한 야외뮤지컬 작품들을 상품화해 관광객들을 유치하고 있다. 특히나 필자가 대전시에 제안하고 싶은 롤모델 작품이 하나 있다. 이 뮤지컬 작품은 북경올림픽 기념으로 만든 작품으로서 북경에 사는 기예에 관심을 두고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들을 대안 교육적 차원에서 출연시켜 만든 작품이다. 지금 중국 문화콘텐츠의 열풍을 불러일으킨 '금면왕조'라는 작품이다. 지금으로부터 불과 4년 전에 초연한 작품임에도 북경을 찾는 전세계 관광객들이 필수코스로서 관람하고 있는 작품이 됐다.

이제는 공연무대가 커다란 문화콘텐츠화된 공연산업이 된 것이다. 이처럼 기본적으로 예술작품의 감상이라는 서비스를 관객에게 제공해 수익을 만들어 내는 서비스상품인 공연예술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적 특성을 지닌다. 그러나 공연예술시장은 예술상품이 지니는 특성 때문에 일반적인 상품을 사고파는 시장과는 다르다. 공연작품은 창작의 차원에서 보면 사적인 창조물이지만 예술 향유의 차원에서 보면 공적인 성격을 갖는 특별한 상품이기 때문이다.

또한 공연예술은 하나의 분야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와 연결돼 제작되기 때문에 산업 연관 효과가 매우 크다. 예를 들어 성공한 공연상품은 지역사회의 관광, 콘퍼런스 산업 등 관련산업과 국가나 지역의 이미지에 광범위하게 작용한다. 이런 이유로 공연은 개인이나 사회에 꼭 필요한 가치재로서 단순히 시장논리에 맡겨두는 대신 정부가 이를 지원해 소비를 증가시켜야 하는 산업인 것이다. 이와 같은 특성에 의해 공연시장 안에는 비영리와 영리 부분이 공존하게 되는 것이다.

공연시장은 전문예술인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노동 집약적 분야이기 때문에 몇몇 유명한 공연단체나 기획사의 작품이 시장을 지배하는 과점적 시장의 형태를 띤다. 따라서 신입자의 시장진입이 어려운 승자독식형의 양상을 지닌 시장이며, 이에 따라 리스크 또한 매우 큰 산업이다. 당연히 경제논리로 보면 내가 투자한 시간적 소비에 보다 만족감을 누리기 위해 유명작품에 환호 하게 되지만 지역예술 활성화를 위한 애향심과 더불어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것 역시 지역문화의 터전을 넓히게 하는 방법이 된다. 때문에 한번쯤 와인&푸드 축제와 같은 대형축제에 실험적으로 중국의 광서성처럼 관에서 좀 더 계획적인 문화콘텐츠산업을 육성 발전시켜보면 어떨까 제안해본다. 4년 전 대전에서도 중국 '인상시리즈'를 벤치마킹해 '수상뮤지컬 갑천'이라는 이름으로 갑천변에서 20만 관객을 모으고 성공적인 공연을 해본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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