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성일 문화독자부장(부국장) |
이렇게 강력한 웃음바이러스를 가진 수녀님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햇살처럼 환하고 넉넉한 웃음이 눈부신 아가다 수녀님을 지난 주일 내동성당에서 만났다. 그 시간이면 교회에서 주일예배를 드려야하건만 3년전 그리스와 터키 성지순례를 함께 해주셨던 김정수 내동 성당 주임신부님의 취재 부탁으로 수녀 최초의 웃음치료사로 알려진 아가다 수녀님의 특강 현장을 찾았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캐릭터 곰돌이 푸를 닮았다 해서 별명이 '푸우수녀'인 아가다 수녀님은 재미있고 활기찬 모습에 웃음소리마저 유쾌, 통쾌, 상쾌, 코믹해 얼굴을 마주하자마자 웃음폭탄부터 터지게 만드는 달란트를 지녔다. 아가다 수녀님은 29살에 수녀가 되기 전 삼성동 성당에 다녔고 그때 주임신부님이셨던 김정수 신부님의 권유로 수녀의 길을 걷게 됐다고 했다.
1995년 강원도 횡성에 있는 성도미니코 선교 수녀회에 입회하며 수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아가다 수녀님은 1999년 첫 서원을 하고 2004년 병원 사목과 인연을 맺어 서울 안암동 고려대학교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는 원목을 했다. 아가다 수녀님은 2006년, 웃음을 통해 환자들이 빠르게 치유되는 모습에 감동받아 한국웃음연구소 이요셉 소장님의 행복여행에도 다녀오고 여러 곳에서 웃음치료 연수를 받은 후 웃음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웃음 치료사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어릴때부터 남을 잘 웃기고 학창시절 내내 오락부장을 도맡아 해서 개그맨이 꿈이었다는 아가다 수녀님에게 웃음치료는 숙명처럼 다가온 사역이었다.
아가다 수녀님은 청소년학을 공부한 뒤 2009년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강원도 횡성 수녀원에 도밍고 청소년센터를 열어 웃음과 성령으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치유 피정을 진행하고 있다. 전국에 웃음과 행복을 전하는 선교사로 활동 중인 수녀님은 한달이면 25회의 특강을 하고 1년에 1만여명의 사람들을 만나 웃음치료를 해준다. 오는 8월에는 미국에 가서 웃음으로 커지는 행복을 전하고 올 예정이다.
아가다 수녀님은 삶이 힘들어 고통스러운 이들에게 힘들수록 웃으라고 권한다. 괴로울수록 웃고, 불행해도 웃고, 인내하고 사랑하며 웃고, 도전하며 웃을 때 삶은 행복으로 가까이 다가간다고 전한다.
화가 날 때, 분노가 일어날 때, 기분이 나쁠 때 상대방을 탓하지 말고 웃자고 한다. 이래도 웃고 저래도 웃자는 것이다. 웃으면 화나 분노, 부정적인 마음이 가라앉고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란다. 미운 사람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는게 어렵지만 악을 이기려면 내가 더 악해져야 하는데 그러면 내 영혼이 파괴되어 먼저 죽는다고 말한 그녀는 미운 사람을 위해 기도함으로써 사랑이 충만해지면 천국은 거기 있다고 전한다.
웃는 얼굴로 주위 사람들을 대할 때는 웃음이 가져다주는 밝은 기운때문에 갈등이 잦아든다고 말하는 그녀는 아파도 억지로라도 웃으면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몸 속 고통을 치료하기 전에 마음가짐을 달리해 자기 자신이 긍정을 좇을 때 진정한 치유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삶은 고통과 슬픔의 연속이지만 웃음은 고통을 기쁨으로 승화시킨다는 철학을 갖고 있는 수녀님은 '웃으면 복이 온다'는 단순한 진리를 말한다. 끊임없이 웃다보면 웃을 일이 생기고, 재미있는 일이 일어나고, 행복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사회적 지위와 학벌이 높아질수록, 가진 게 많아질수록 더 웃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내려놓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아가다 수녀님은 웃음 철학의 바탕은 바로 '내려놓음'에 있다고 전한다.
수녀님은 조건에 지배되지 않는 진정한 웃음을 짓기 위해 알아 두어야 할 웃음 법칙이 바로 '행복해서 웃는다'가 아닌 '웃기에 행복하다'를 항상 되새기는 것이라고 전했다. 자녀들이 행복하게 살기 바라면 부부가 먼저 웃고 행복해야 한다는 진리를 전하는 수녀님은 자기가 행복한 사람은 절대로 남을 불행하게 하지 않는다고 했다.
10분동안 웃으면 체내에서 엔도르핀과 엔케팔린이라는 물질이 분비돼 2시간동안 강한 진통효과를 내고 수명도 연장된다고 말한 그녀는 어려운 일이 닥쳤을때도 일부러 웃을 일을 만들어서 자꾸 웃으면 웃음으로써 배짱이 생기고, 어려운 일을 감당할 에너지가 생긴다고 전했다
복스러운 웃음꽃을 피우며 웃음 치료사로 방방곡곡 날아다니는 흰옷 입은 기쁨 천사 아가다 수녀님을 만나면서 참웃음이 가져다주는 행복을 느끼게 된다.
“그러니까 웃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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