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심은 일년 내내 농작물을 키우고 가꾸어 낼 땅의 힘을 높이는 일이다. 지난해에 농작물을 키워내느라 소진했을 영양분을 땅에 공급하는 일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분이나 가축의 분뇨들을 그대로 땅에다 뿌리기도 했지만 기생충이나 나쁜 냄새 등 비위생적인 까닭으로 재와 풀이나 낙엽 등과 섞어서 퇴비를 만들어 쓰도록 권장하였다. 한 동안은 비료공장에서 생산한 화학비료가 많이 쓰였지만 요즘은 화학비료만 쓰면 당장은 좋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땅의 산성화를 촉진시켜 생산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 까닭에 퇴비생산기술도 발전하여 얼마 전처럼 집집마다 퇴비더미를 만들어 쓰는 것이 아니라 퇴비공장에서 깻묵이나 가축분뇨를 톱밥이나 낙엽들과 섞은 다음 잘 발효시켜서 간편하게 쓸 수 있도록 생산 하고 있다. 완전 발효를 통해 덜 썩은 퇴비에서 나오는 가스 때문에 농작물에 해가 되거나 나쁜 냄새가 나는 문제 등을 해결하였다.
이러한 간편한 퇴비들을 만들어 쓰기 전에는 땅의 산성화를 막기 위해 황토나 석회를 많이 뿌리고 논밭의 흙을 깊게 갈아엎어서 땅심을 높이도록 권장하기도 하였다. 그 밖에도 연탄이나 가스·전기의 보급으로 난방이나 취사의 연료로 쓰던 볏짚을 수확할 때 현장에서 잘라서 뿌린 뒤에 흙을 갈아엎어 놓으면 겨우 내내 땅속에서 썩어서 땅심을 높이는 퇴비역할을 톡톡히 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풍년을 기약할 수 있었다. 농부들은 기름진 논과 밭을 만들어 농작물을 잘 길러내려고 온갖 노력을 다하였다. 지금도 농부들은 풍요로운 먹을거리를 생산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시류에 따라 농업이 퇴색되어 가는 경향이 있으나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은 세상의 변치 않는 이치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정동찬·국립중앙과학관 전시개발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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