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철구 배재대 일본학과 교수 |
이러한 의류산업에서 획기적인 사업 전략으로 일본을 넘어 세계 시장까지 선점한 의류 브랜드가 있다. 유명 브랜드가 밀집해 있는 일본의 명품거리인 도쿄 긴자(銀座)의 틈새로 중저가 의류 체인점들이 잇따라 진출하면서 '실속파 거리'로 탈바꿈했는데, 불황 속에서도 성공을 거둔 일본의 대표 중저가 캐주얼 브랜드가 바로 '유니클로'다. 그리고 그 정점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유니클로를 이끌고 온 경영인이 야나이 다다시(柳井正) 회장이다.
그는 티셔츠를 팔아서 일본 부자랭킹 1위, 세계랭킹 88위의 부자가 된 케이스인데, 1984년 부친이 운영하던 양복점 점원으로 시작하여 유니클로를 30여년 만에 매출 7000억 엔의 일본 대표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의 경영철학은 현재 젊은 세대들에게 도전정신을 발휘하게 하는 좋은 덕목들로 평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약육강식의 의류산업에서 그가 성공한 비결은 무엇일까.
“팔리지 않는다고 불평하지 말고 팔리는 물건을 만들어라.”
“구태의연한 과거의 관행에서 과감하게 벗어나라.”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용'이다.”
“실패하지 않는 경영자는 경영자가 아니다. 실패하고 또 실패하라.”
“경영자는 반드시 철학과 비전, 그리고 사명감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경영전략과 철학을 바탕으로 기존의 의류 판매업의 정형화되었던 틀을 깨버리면서 새로운 유니클로만의 형태를 만들어 냈으며, 신제품 개발과 연구에 박차를 가함으로써 지속적인 새로운 상품을 생산할 수 있었고 신용을 중시하는 그의 철학을 통해 유통업체와 신뢰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좀 더 빠르고 복잡하게 변화하는 사회와 기업환경 속에서도 혁신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그의 도전정신에서 히트텍, 플리스 같은 상품이 만들어 질 수 있었고 유니클로가 세계적인 SPA 의류업체로 성장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이다.
오늘날 유니클로는 상품기획과 디자인은 도쿄와 뉴욕에서, 생산은 90% 이상을 중국에서 하는 글로벌 분업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전략에는 유니클로만의 세계 패션시장에 대한 정보를 활용한 덕을 많이 보았다. 소품종 대량생산에 중저가 고품질 제품이 유니클로의 가장 큰 강점인데, 2006년부터는 한국에도 진출, 연 평균 60%가 넘는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면서 현재 대전에는 세 개의 매장이, 그리고 전국에 걸쳐 70개의 매장이 진출해 있다고 한다.
기업은 사회의 많은 환경요인에 영향을 받고 있어서 기업이 처한 현실을 올바로 인식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획기적인 아이디어와 전략이 있을지라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다. 결국 최고의 전략은 남들이 갖고 있지 않은 역량을 바탕으로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전략일 것이다.
기업경영 측면에서 볼 때 과거의 관행을 과감하게 타파하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 야나이회장의 노력,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도전정신, 변화에 빠르고 능동적으로 대처하여 혁신을 이루어 내는 그의 모습은 기업 경영자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배워야 될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