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희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교수 |
국내 간암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25.8명으로 미국 3.8명, 일본 13명에 비해 현저히 높으며 이는 OECD회원 국가중 가장 높은 수치다. 발생률에 비해 사망률이 높다보니 두려운 암일 수밖에 없다. 간암에 대해 건양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이태희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보자.
▲간암 발생의 위험 인자=간암 발생의 위험인자중 B형 간염바이러스 감염이 가장 중요하게 작용한다. 전 인구의 4~6%가 B형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돼 있으며 한국인 간암 환자에서 간염 바이러스 유병률은 B형 간염 74.2%, C형 간염 8.6% 정도다.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정상인보다 간암의 발생위험이 100배나 높다. 만성 B형 간염 환자에서 간암의 발생은 10년내 12%, 20년내에 35%이다.
C형 간염바이러스 감염도 최근 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C형 간염바이러스 감염률은 전 인구의 1% 정도다. B형 간염 바이러스의 경우보다도 간암 발생이 1.5배 가량 흔하다고 한다.
하루 80g 이상의 알코올을 섭취하면 간암발병이 최고 6배까지 높아지고, 담배를 피우면 간암의 위험이 최고 3~4배 정도 높아진다. 술도 마시고 담배도 피우면 간암의 발생 확률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 일부 콩과 식물에 오염돼 있는 곰팡이가 만드는 독소인 아플라톡신도 사람의 유전자에 문제를 일으켜 간암을 일으킬 수 있으며, 아프리카와 중국의 일부 지역에서 문제가 되나 우리나라에서 역할은 미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임약을 적어도 8년 이상 복용하면 간암의 위험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지방간도 간암의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지방간 환자는 경과가 양호하지만 염증이 심한 지방간염 환자는 간경변, 간암으로 진행할 수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증상=초기 간암의 대부분이 증상이 없고 서서히 진행한다. 뚜렷한 증상이 나타났다면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간암의 주요증상은 간경변증과 비슷해 복통, 피로감, 복부팽만감, 식욕부진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복통은 대개 심하지 않으며 오목가슴이나 오른쪽 윗배에 발생하지만 때로는 오른쪽 간 부위에 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끼거나 몸을 움직일 때 심해질 수도 있고 드물게는 오른쪽 어깨 부위에서도 통증이 있을 수 있다. 일상 생활에서 같은 일을 하더라도 쉽게 지치고 피로해지거나 체중이 준다면 간암을 의심해야 한다. 갑작스런 복수나 간기능 검사결과가 악화된 경우에도 확인이 필요하다. 환자가 스스로 배에서 덩어리를 만져서 오는 경우는 진행된 경우가 많다.
▲치료법은?=수술을 비롯한 간이식, 간동맥 화학색전술, 경피적 국소 요법 등 증상에 따라 다양한 치료법이 있다. 수술은 최근 기법이 발전하고, 환자 관리 능력이 향상돼 상당히 안전한 방법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수술 사망률은 최근에는 1%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다.
간이식은 동반된 간경변도 동시 치료함으로 간암 재발의 위험 인자를 제거하고 간부전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이식후 B형 간염 및 C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이 재발할 수 있고 간암도 재발할 수 있어 문제가 되고 이식 수술의 합병증과 이로 인한 사망이 10~20%에 달하고 있다. 아직 비용이 높고 공여자가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간암의 방사선 치료는 과거에는 간암이 방사선치료에 잘 듣지 않고 방사선이 주위 간에 많은 손상을 주어 꺼렸으나 최근에는 방사선 치료 기술의 발달로 주위 간에는 해를 적게 끼치면서 간암조직에는 보다 많은 방사선을 투과할 수 있어 일부 환자에서 상당한 효과를 보여준다.
간암의 전신항암제 치료는 간 기능이 잘 보존돼 있고 치료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환자에 선택적으로 시행해 볼 수 있으며 20~30%의 반응률을 보인다. 호르몬 치료는 에스트로겐 억제제를 투여하는데 간 기능이 나쁜, 진행된 간암 환자에서 선택적으로 시행해 볼 수 있다.
▲예방하려면?=B형 간염 백신(특히 신생아) 접종이 가장 중요하다. C형 간염의 경우에는 아직 백신이 없어서 마약 주사, 문신 등을 삼가는 것이 최선이며 지나친 음주를 삼가야 한다. 또 금연, 규칙적 운동과 균형 있는 음식물 섭취, 정기적인 건강 검진, 간암의 조기 발견을 위한 정기 초음파ㆍ피검사가 필요하고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즉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이태희 교수는 “우리나라는 아직도 B형 간염과 간암의 만연 지역으로 B형 간염의 예방(백신 접종)이 간암 예방의 지름길이며 최근 알코올성 간질환에 의한 간경변 및 간암 증가 추세에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만성 간질환 환자의 정기 검진을 통해 간암을 조기에 발견해 다양한 치료를 통한 생존 기회를 증가시킬 수 있어 적극적인 검진을 권고한다”고 조언했다.
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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