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이용객을 위한 역사기능만 확장하겠다는 대전시와 백화점과 숙박ㆍ컨벤션 시설을 대전역에 입점시키려는 철도시설공단의 기존 견해차가 현재까지 좁혀진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다시 시작된 대전역사 신축 논의에 따라 88만㎡의 역세권재정비계획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염홍철 대전시장과 김광재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은 지난 11일 간담회를 갖고 기존 대전역 옆에 새로운 역사를 신축키로 합의했다.
이는 경부고속철도 2단계가 201 4년말 개통하면 대전역 이용객이 늘어날 상황에서 지금의 비좁은 역사를 그대로 둘 수 없다는 공감대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대전역사를 신축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2009년 5월 역세권재정비촉진계획에서 결정된 대전역 증축 청사진은 시와 철도시설공단의 협의 과정에서 크게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대전역 서광장에 계획된 데크시설은 설계변경에서 빠질 가능성이 있고 선상 주차장과 동ㆍ서광장 연결통로도 제외하는 쪽으로 재검토될 전망이 높다.
더욱이, 대전역을 철도 이용객을 위한 순수 역무기능에 집중할 것인지, 백화점과 호텔ㆍ컨벤션 등이 복합된 역사로 만들 것인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는 대전역의 설계를 다시해 가능한 빠른 시일내 역사의 규모를 확대하는 게 목표이나 역사의 성격까지 바꿀 계획은 없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반면, 철도시설공단은 대전역을 다시 설계할 때 백화점과 호텔 등이 입점할 것을 예상해 규모있는 신축을 구상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합의가 대전역 신축을 이뤄낼 기회라는 기대와 함께 역사의 성격을 놓고 시와 철도시설공단 사이의 갈등을 불렀던 2009년으로 되돌아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또 대전역사 신축방향에 따라 역세권재정비계획과 역세권복합구역 개발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당장 민간사업자를 모집하는 것은 아니지만, 호텔과 컨벤션, 쇼핑시설이 들어설 수 있도록 대전역을 설계하자는 구상으로 대전역에 30m 고도제한과 역세권재정비계획의 일부 수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관계자는 “대전역사 증축이 지난 수 년동안 진척이 없어 역사 설계를 다시 해보자는 의미로 대전역 높이 제한을 변경할 정도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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